한때 백인 전유물이었던 그래미…BTS, 세계적 성과·막강 팬덤으로 넘어

입력 2020-11-2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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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어워즈 트로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BTS 노미네이트’로 본 그래미의 변화

음악전문가 ‘레코드 아카데미’회원들 투표로 결정
내년 1월31일 시상…방시혁 의장 최종투표 참여
그룹 방탄소년단이 노래 ‘다이너마이트’로 후보에 오른 그래미 어워즈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팝, 록, 댄스, 컨트리, 클래식 등 장르별 주요 부문으로 꼽힌다. ‘올해의 앨범·노래·레코드·신인’ 등 본상(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은 아니지만, 2명(듀오) 이상 멤버가 속한 그룹의 성취를 평가하는 부문이어서 후보 지명만으로도 일정한 의미를 안긴다. 그래미 어워즈가 이제 케이팝의 영역 안에서도 충분히 친숙해질 무대가 된 셈이다.

‘그래미 회원’ BTS, 축음기 트로피를?
그래미 어워즈는 가수·프로듀서·녹음엔지니어·평론가 등 1만3000여(2018년 기준) 음악전문가로 구성된 레코딩 아카데미가 1959년 제정한 상이다. 음악 발전이 ‘그래모폰(Gramophone·축음기)’에서 시작됐다는 의미로 명칭을 따왔다.

그래미 어워즈는 모두 83개 부문 후보를 선정, 내년 1월31일(이하 한국시간) 시상식에서 축음기를 형상화한 트로피를 수상자(작)에 준다. 앞서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이 지난해 9월1일부터 올해 8월31일까지 나온 각 아티스트의 작품을 대상으로 9월30일부터 10월12일까지 심사해 후보를 지명했다.

방탄소년단은 후보곡인 ‘다이너마이트’를 올해 8월21일 선보였다. 이들은 2월 선보인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7’(MAP OF THE SOUL:7)로 ‘올해의 앨범’ 등 7개 부문, ‘다이너마이트’로는 ‘올해의 노래’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4개 부문에 각각 심사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도 지난해 투표 회원으로,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의장은 전문가 회원으로 나란히 선정됐다. 각 부문별 후보에 이어 12월7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진행되는 최종 수상자(작) 선정 투표에도 참여한다.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BTS가 이끌어낸 그래미의 변화
사실 방탄소년단이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과 그래미 어워즈 후보가 되기에 앞서 이미 한국인이 상을 받거나 노미네이트됐다. 클래식 장르와 국악 앨범이었다.

1993년 소프라노 조수미가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와 함께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그림자 없는 여인’이 클래식 오페라 부문 음반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음반엔지니어 황병준 사운드미러코리아 대표가 오페라 ‘엘머 갠트리’ 음반으로 클래식 부문기술상을 안았다. 황병준 대표 역시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월드뮤직과 서라운드음향 부문에 악당이반의 국악 음반 ‘정가악회 풍류 가곡’이 각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이 같은 그래미와 한국의 인연 안에서 대중음악 가수로 기록을 썼다. 그러기까지 벽은 높았다.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4연속 1위 및 싱글차트 정상으로 상징되는 세계적 인기도 힘이 되지 못했다. 비영어권 음악인 데다, 미국 주류 음악산업을 이끄는 백인 중심 음악이 아닌 탓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힙합 등 흑인음악에 대한 배타적 분위기 등 보수적 성향에 대한 비판이 컸다.

지난해 흑인 래퍼 차일디시 감비노가 ‘올해의 노래’ 등 모두 4관왕을 차지하면서 그래미 어워즈는 변화의 조짐을 드러냈다. 잇단 세계적 성과와 막강한 팬덤 등 방탄소년단의 위상도 이를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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