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로스 증후군? 행복했던 추억 떠올려보세요”

입력 2021-01-01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무지개 다리 건넌 반려동물, 슬픔에 괴로워하는 반려인들

1인 가구, 펫로스 증후군 더 심해
악화되기 전 전문가와 상담 중요
장례를 치뤄주는 것도 좋은 방법
영어 속담 중 이런 말이 있다. “충성스러운 친구가 셋이 있다. 나이 든 아내와 나이 든 개, 현금” 중년 남자가 화자인 이 속담을 요즘 세태에 비춰본다면 나이 든 아내와 현금은 제외해야 한다. ‘황혼 이혼’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요즘, 나이 든 아내는 친근한 동반자라기보다는 경외의 대상이다.

돈 또한 믿기 힘든 대상이다.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어느 자리에 가든 지갑을 열다 보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게 돈이다. 결국 믿을 것은 나이 든 개밖에 없다.

비단 중년 남자가 아니더라도 요즘 반려동물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사람 만나기도 힘들다 보니 집에서 반려동물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은 애초에 귀엽고 앙증맞은 대상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능력을 뽐낸다. 미국 워싱턴주립대의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떨어진다. 정서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이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거나 불의의 사고로 숨을 거뒀을 때 반려인에게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은 필연적으로 뒤따르게 된다. 특히 반려동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1인 가구에 펫로스 증후군은 더 강하게 나타난다.

우울증, 불안감, 불면증 등이 나타나고 심각한 정신 질환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대인 기피증으로 인해 사회생활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펫로스 증후군이 마음의 병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심각해지면 떠난 반려동물을 그리워하다 못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펫로스 증후군이 극도로 악화되기 전에 반드시 전문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조언을 한다.

우울증을 앓으면 항우울제를 처방받고 복용하면 상황이 나아진다. 펫로스 증후군은 충분한 애도를 통해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이 좋다. 아름다웠던 기억을 되짚어보며 반려동물이 주었던 기쁨을 곱씹는다. 반려동물 생전에 찍었던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서 추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례를 제대로 치르면서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기도 한다. 장례는 보통 떠나는 대상보다 남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애도를 통해 헛헛한 마음을 달래는 게 좋다.

주변 사람들의 공감과 지지도 필수다. “고작 동물 하나 죽었다고 유난 떠냐” 같은 말은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다.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의 마음에 공감을 표하고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반려인에게는 큰 힘이 된다.

김호승 객원기자 inewsman@nate.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