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제기→제소→검찰 고발 예고…대한체육회장 선거, 진흙탕 싸움

입력 2021-01-10 1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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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대한체육회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진흙탕 게임으로 변질된 분위기다. 네거티브 공세와 헐뜯기가 난무하고,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제소와 검찰 고발 예고까지 요즘 정치판처럼 혼탁하기 짝이 없다.


후보 등록이 이뤄질 때부터 시끄럽던 회장 선거운동은 9일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제대로 불이 붙었다. 체육회장 선거 규정에 따라 최근 직무 정지상태로 연임에 도전한 이기흥 후보(현 회장·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가 더불어민주당 5선 의원을 지낸 이종걸 후보(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를 선거법 위반으로 경기도 선관위와 체육회 선거운영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종걸 후보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된 토론회 도중 이기흥 후보에게 “자녀를 체육회 산하단체에 위장 취업시켰다. 사실상 업무상 횡령 혐의가 있고,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도 있어 도덕성에 문제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당초 질문과는 무관한 내용이라 아쉬움이 컸다. ‘향후 4년 대한체육회의 집중과제’에 등장할 안건이 아니었음에도 이종걸 후보가 승부수를 던졌다. 여기에 유준상 후보(대한요트협회장)도 “(이기흥 회장의) 윤리적 문제가 사실이라면 사태가 확산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기흥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한심한 가짜뉴스’라던 그는 “5선 의원을 지낸 분이 허위 사실을 공개했다”고 주장한 그는 토론회가 끝난 뒤 관계기관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 제소 절차를 시작했다.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대한 법률 제61조(허위사실 공표), 제62조(후보자 비방) 위반’ 등을 문제 삼았다.


이종걸 후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날 밤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이종걸 후보의 발언이 허위사실 유포로 판단하면 사실관계를 충분히 해명하는 것이 도리다. 이 문제에 대한 명명백백한 진실 규명과 합당한 책임을 묻기 위해 이기흥 후보의 직계비속 위장 취업 건을 정식으로 검찰 고발 하겠다”고 했다.


문제의 장면은 또 있었다. 강신욱 후보도 불필요한 표현으로 체육인들의 반발을 샀다. 잘못된 스포츠 문화를 바로잡기 위한 대책에 대한 물음에서 그는 “감독들이 해외에 갈 때 ‘카드깡’을 하는 현실을 막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일부 지도자들은 “체육회장 후보가 지도자들을 ‘카드깡 하는’ 집단으로 몰아갔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강 후보는 “표현상 오해에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으나 현장의 반응이 좋을 리 없다.


이번 선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18일 진행되며 선거인단은 체육회 대의원들과 각 회원종목단체, 17개 시도체육회, 228개 시군구 체육회 임원, 선수, 지도자, 동호인 등 무작위로 선정된 2170명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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