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왼쪽)-김보름. 스포츠동아DB
김보름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박지우, 노선영과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예선 마지막 바퀴에서 선두로 달린 김보름과 2번째 주자 박지우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노선영은 한참 뒤처져 들어왔다. 경기 직후 김보름은 인터뷰 태도와 마지막 주자인 노선영을 일부러 챙기지 않아 팀워크를 깼다는 이유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게다가 노선영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보름이 촌외에서 따로 훈련하는 등 특별대우를 받았고, 올림픽 전부터 따돌림이 있었다”고 주장해 논란을 키웠다.
그러나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한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5월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당시 김보름의 주행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엄청난 비난을 받은 김보름은 평창올림픽 당시 매스스타트 결선을 사흘 앞둔 시점부터 햄버거 한 조각만 먹고 레이스에 나선 사실이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밝혀지기도 했다. 평창올림픽 직후에도 병원에 입원해 심리치료를 받았고, 최근까지도 공황장애 등으로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김보름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배경은 무엇일까. 빙상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보름 측은 문체부의 감사 결과가 나온 이후 노선영 측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지만 답변을 얻지 못했다. 결국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가릴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김보름의 법정대리인 허원록 변호사(법무법인 규원)는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노선영 측의) 불법행위를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에 따라 피고가 대응을 하지 않겠나. 동영상 등 증거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노선영 측은 소장을 통해 김보름의 주장을 반박하며 “이 사건이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수행하는 소송이 아니라, 빙상연맹이 피고를 죽이기 위한 소송”이라고 주장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3월 17일로 예정됐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