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민병헌. 스포츠동아DB
민병헌은 22일 서울대병원에서 뇌동맥류 수술을 받았다. 2019년 뇌동맥류를 발견한 뒤 정기검진으로 경과를 지속 관찰했으나 최근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가족력이 있기 때문에 민병헌 입장에서도 수술을 미룰 수 없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25일 “민병헌이 수술을 잘 마쳤다”고 전했다. 민병헌이 검진 및 수술을 진행한 서울대병원은 국내 뇌질환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정확한 복귀시점을 현재로선 예측할 수 없지만 선수 본인의 의지가 워낙 굳건하기 때문에 건강한 복귀를 기대할 만하다.
민병헌은 수술 사실이 알려진 뒤 “현실적으로 스프링캠프 참가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허문회 감독도 최근 전화통화에서 “일단 스프링캠프에서는 (민)병헌이의 대체자를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민병헌은 뇌동맥류 여파로 109경기에서 타율 0.233으로 고전했지만 중견수로 641.2이닝(50.0%)을 소화했다. 롯데로선 수비 핵심 포지션의 절반을 책임진 자원의 이탈을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허 감독은 “일단 (정)훈이가 지난해에도 병헌이의 공백을 잘 채워줬다. 또 스프링캠프라는 좋은 기회에서 다른 유망주들도 지켜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훈은 지난해 민병헌 다음으로 많은 394.1이닝을 중견수로 소화했기에 대체 후보 1순위로 꼽힌다. 다만 정훈 입장에선 수비부담이 큰 중견수보다는 1루수로 나섰을 때 안정감을 보였다. 롯데 1루에는 프리에이전트(FA) 협상을 진행 중인 이대호는 물론 베테랑 타자 이병규가 있지만,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고려할 때 정훈이 1루수로 해줘야 할 역할도 분명히 있다.
허 감독의 말처럼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중견수로 가능성을 보인 젊은 자원들도 후보군이다. 롯데는 그간 육성이 고질적 약점으로 꼽혔지만 지난해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가능성을 따져봤다. 팀 내 타율 1위였던 신용수(0.333)를 비롯해 강로한, 최민재 등이 중견수 수비도 깔끔하게 소화하는 자원이다. 이들은 2월 1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서 허 감독의 눈을 사로잡을 참이다.
민병헌이 부담 없이 치료와 회복에 전념하기 위해선 기다리는 이들이 공백을 지워야 한다. 롯데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스프링캠프에서 민병헌의 자리를 채울 중견수 자원들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