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인터뷰] ‘캡틴 키’ 기성용 “아프지 않은 행복축구 & 높은 곳 향할 서울”

입력 2021-01-2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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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기성용은 새 시즌 주장을 맡았다. K리그로 복귀한 지난해에는 부상에 발목을 잡혔던 만큼 올해는 건강한 몸으로 팀과 함께 비상을 다짐하고 있다. 창원 동계전지훈련에서부터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사진제공|FC서울

“아프지 않은 행복한 축구를 해야죠. 또 최대한 높이 올라갈래요.”

기성용(32·FC서울)의 2021시즌 다짐이다. 먼 길을 돌아 도착한 친정에서 부상 없이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꾸준한 플레이를 하면 성과도 따라오리라 믿는다.

박진섭 감독이 이끄는 서울 선수단이 1차 동계전지훈련을 한 창원에서 만난 기성용은 여유로웠다. 새 시즌 주장으로 임명된 그는 훈련장과 숙소에서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책임감’을 이야기했지만, 강렬함이 아닌 부드러움이다. “책임과 부담, 영광이 뒤섞였다. 행복한 족쇄다. 가장 모범이 되고, 희생하며 헌신하겠다.”

서울 유니폼을 다시 입은 지난해 여름, 기성용은 기대와 달리 만족스럽지 않았다. 5경기 출전에 그쳤다. 서울의 추락도 막지 못했다. 하지만 불안하지 않다. 이제는 자신 있다. “경기장의 나를 보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느낌을 팬들이 갖게 하는 것, 그게 가장 의미가 크다. 과거 모습을 되찾고 싶다. 좋은 플레이로 인정받고 싶다.”

회복
“유럽 여정을 마칠 무렵, 너무 감각이 떨어져 있었다. (복귀 후) 정상 궤도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리란 생각은 했는데 훨씬 좋지 않더라. 급했다. 올해는 최대한 긴 시간을 피치에서 머물고 싶다. 나도, 팀도 높은 목표로 제대로 경쟁하고 싶다.”

기성용이 말하는 ‘높은 위치’란 타이틀이다. 셀틱(스코틀랜드)에서 리그와 컵대회를 정복했지만, K리그에선 트로피가 없다. 서울은 그가 강한 애착을 지닌 팀이다. 프로무대에서 첫 발을 내디딘 곳이다. 10여년의 유럽생활을 마친 뒤 K리그로 유턴하는 과정이 매끄럽진 않았어도 특별하고 소중하다. “적응은 끝났다”고 힘주어 말하는 기성용의 눈이 반짝였다.

사진제공|FC서울



기대
“(나상호, 팔로세비치, 박정빈 등) 좋은 선수들이 합류했다. 반가운 일이다. 부족함을 채워가는 모습이 고무적이다. K리그를 주도한 전북 현대, 늘 꾸준했던 울산 현대 등과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

서울이 모처럼 전력보강에 나섰다. 이적시장에서 소극적 자세로 일관한 그간의 모습과는 다르다. 기대되는 대목은 또 있다. 오스마르와 호흡이다. 미드필드에서 찰떡궁합을 보일 이들 콤비는 서울의 자랑이다. 지난 시즌에도 호흡을 맞추며 나름 합격점을 받았다. 온전한 컨디션이라면 둘은 더 강력해진다. 일각에선 ‘발이 느리다’고 걱정하지만, 기성용의 생각은 다르다. “상대는 기술이 떨어질 수도, 경기운영이 미흡할 수 있다. 누구든 완벽하지 않다. 우리의 스피드를 걱정하지 말라.”

영웅
“존경하는 형님, 선배들과 함께 호흡한다. K리그에 적잖은 스토리가 쌓였다. 많은 경험을 했던 축구인들이 K리그에 지식과 노하우를 잘 전달하면 우리 K리그도 훨씬 발전할 거다.”

새 시즌 K리그에는 옛 영웅들이 대거 합류했다.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 기적을 함께 쓴 홍명보 감독이 울산 사령탑,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뛴 이영표가 강원FC 대표로 취임했다. 박지성도 전북의 어드바이저로 새롭게 출발한다. 또 ‘절친’ 이청용은 홍 감독의 지휘를 받는다.

기성용도 이를 무척이나 반겼다. “정말 긴 시간을 보낸 분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K리그를 위해 헌신한다. K리그가 좋은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이제 시작이다. 내 역할에 모든 힘을 쏟겠다.”

창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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