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스토리] 파슨스 집앞에 배달된 깜짝 선물…루친스키, 이래서 NC 보물

입력 2021-02-08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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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선수의 제1덕목은 결국 성적이다. 한때 성적만을 위한 ‘용병’이라고 이들을 불렀던 이유다. 문화가 다른 한국에서 인성까지 겸비한 외국인선수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 NC 다이노스는 다르다. 드류 루친스키(33)라는 완벽한 에이스가 있기 때문이다. 실력은 물론 그라운드 밖에서의 모습도 엄지를 세우기에 충분하다. 새 외국인투수 웨스 파슨스(29) 집 앞에 도착한 두 개의 선물 바구니는 그 증거 중 하나다.

파슨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NC와 계약했다. 과정이 다소 지체되며 캠프 시작 이후인 5일 입국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구단이 마련한 숙소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19일 격리해제 후 메디컬 체크를 거친 뒤 20일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NC는 사전에 파슨스와 이야기를 나눠 필요한 운동기구와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파슨스는 구단을 통해 “한국에 올 수 있게 돼 행복하다. NC의 일원으로 빨리 야구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파슨스 집 앞에는 NC가 제공한 운동기구 외에도 깜짝 선물이 있었다. 루친스키 부부가 보낸 큼지막한 바구니 두 개였다. 바구니 안에는 과자를 비롯한 한국 먹거리가 한가득 담겨있었다. 루친스키는 “파슨스의 입국을 환영하고 싶었다. 일종의 ‘웰컴 바구니’다. 아내(쉐리단)과 함께 준비했다. 격리하는 동안 한국음식을 조금이라도 즐기게 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맛보기 어려운 한국과자는 물론 딸기 등 과일도 포함됐다. 파슨스는 물론 타국이 낯설 그의 아내 델라도 적잖은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종의 내리사랑이다. 루친스키가 격리하는 동안에는 투수조 최고참 임창민(36)이 각종 음식 등을 준비해준 바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동료를 배려하는 ‘원 팀’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에피소드다. 또 루친스키는 자신의 이름을 새긴 커스텀 모자를 선물받자 미국으로 돌아갈 때, 한국으로 다시 올 때 꼬박꼬박 챙기며 그 고마움을 언제나 표현했다. 야구장 밖에서도 프로다운 모습을 잊지 않는 루친스키였기에 가능한 깜짝 선물인 셈이다.



이동욱 감독은 최근 스프링캠프에서 “루친스키에게 ‘파슨스가 너랑 닮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적응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루친스키도 선뜻 알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루친스키는 일면식이 없던 파슨스의 연락처를 구단 직원에게 물어 직접 전화를 걸었다. 여기에 입국 후 건넨 깜짝 선물까지 배달됐으니 파슨스는 이미 한국식 ‘정’을 느꼈을 터다.

물론 파슨스가 올 시즌 마운드 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아직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파슨스가 만일 루친스키처럼 KBO리그를 지배하는 활약을 보여준다면, 여기엔 루친스키의 지분도 상당할 것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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