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훈 감독을 웃게 한 정효근의 문자 메시지

입력 2021-02-08 1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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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는 2일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와 원정경기에서 73-75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다잡은 승리를 경기 막판 연이은 실책으로 인해 놓쳤다. 치열한 순위경쟁으로 1승이 귀한 시점에서 당한 역전패였기에 더 쓰라렸다.



경기 후 허탈한 마음으로 서울에서 인천으로 이동해 집으로 향하던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54)에게 한 통의 문자메시지가 왔다. 문자를 보낸 선수는 정효근(28·202㎝)이었다. SK전에서 정효근은 11점·8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9개의 3점슛을 시도해 단 한 개도 넣지 못했다.

유 감독은 8일 “감독인 나도 역전패에 속이 상했지만, 경기를 뛴 선수들은 오죽 했겠는가. (정)효근이가 그날 너무 분한 마음이 풀리지 않았나보다. 앞으로 이런 경기를 다시는 하지 않겠다며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문자를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인천에 도착한 뒤 전자랜드 선수들은 각자 집으로 퇴근했지만, 정효근은 삼산월드체육관에 남아 보조체육관의 불을 켰다. 슈팅훈련을 하기 위해서였다. 유 감독은 “코치들의 말을 들어보니 그날 효근이가 한참 동안 슛 연습을 하다가 갔다고 하더라. 깜짝 놀랐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어 “나에게 문자를 보내고 그대로 집에 갔다면 정효근은 그냥 거기까지인 선수였을 것이다. 잘해보겠다고 문자를 보내는 선수들은 있지만, 그걸 실천으로 옮기는 선수는 매우 드물다. 효근이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곧바로 몸으로 실천한 것이다. 말로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주어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정효근의 경기력 향상은 후반기 전자랜드 전력에 아주 중요한 요소다. 유 감독은 “군복무를 하면서 효근이가 농구에 대한 몰입도가 더 높아졌다. 지금의 마음을 앞으로도 잘 간직한다면 분명 훨씬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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