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인터뷰] TV로 지켜본 V1, LG 이상호는 이제 그라운드 위 우승 꿈꾼다

입력 2021-02-14 16: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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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2021 스프링캠프가 열렸다. LG 이상호가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이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4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2021 스프링캠프가 열렸다. LG 이상호가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이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육성선수로 입단해 팀 빌딩 작업을 함께 했다. ‘개국공신’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NC 다이노스에 애착이 컸다. 그 애정과 창단 첫 한국시리즈(KS) 우승의 순간 그라운드에 함께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정비례한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제 이상호(32·LG 트윈스)는 그라운드 위 주인공으로 우승의 맛을 보겠다는 각오다.

이상호는 NC 소속이던 지난해 11월 27일 LG로 트레이드됐다. 내야수 윤형준이 NC로 건너가는 1대1 거래였다. NC가 KS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지 정확히 사흘 뒤 이뤄진 트레이드였다.

우승 순간 이상호는 텔레비전으로 그 장면을 지켜봤다. KS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창단 초기만 해도 내야 전천후 유틸리티 자원으로 활용도가 높았지만 자리가 갈수록 좁아졌다. 지난해 정규시즌 82경기에서 타율 0.131(61타수 8안타)의 성적을 기록했을 때 본인도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을 터. 그럼에도 아쉬움을 감출 수는 없었다.

14일 이천에서 만난 이상호는 “아쉽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회상했다. 트레이드에 대해서도 “10년 동안 뛴 NC를 떠나 다른 팀으로 간다는 게 실감이 안 나고 걱정도 됐다. 솔직히 겁도 났다”고 설명했다.

14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2021 스프링캠프가 열렸다. NC에서 트레이드 된 LG 이상호가 2루로 향해 베이스러닝 훈련을 하고 있다. 이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4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2021 스프링캠프가 열렸다. NC에서 트레이드 된 LG 이상호가 2루로 향해 베이스러닝 훈련을 하고 있다. 이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새로운 환경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허들이다. 그래서 입단 동기 김민성(32), 이천웅(32)의 존재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이천웅은 “처음 LG에 동기가 없었는데 (김)민성이가 오고 너도 왔다”는 말로 이상호를 환영했다. 따로 인연이 없던 후배 이형종, 양석환도 훈련 때마다 먼저 다가와 장난을 거는 등 적응 도우미로 나서고 있다.

이상호는 “팀이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보탬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해 트레이드를 했을 것이다. 거기에 맞는 선수가 되고 싶다. 팀이 뭘 원하는지 파악하고 장점을 극대화해 나도, 팀도 좋은 한 해를 보내고 싶다”고 각오했다. NC에서 백업으로 뛰었다고 해서 LG에서도 백업이라는 법은 없다. 류지현 감독은 “(이)상호의 역할은 지켜본 뒤 판단할 것”이라고 선을 그은 뒤 “NC에서는 2루수와 1루수를 주로 맡았는데 유격수 쪽으로도 신경 써달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주루에 강점이 있는 이상호에게 이종범 작전·주루코치와 만남은 좋은 자극제다. 어린 시절 이종범 코치의 경기를 보며 자랐던 그는 “이 코치님이 ‘주눅 들 필요 없다. 아웃되어도 괜찮으니 뭐든 자신 있게 하라’고 해주셨다”며 “욕심은 내지 않되 자신감은 갖고 뛰겠다”고 다짐했다.

목표는 우승에 어떤 식으로든 보탬이 되는 것이다. 화면 바깥이 아닌 그 안에서 주연이든 조연이든 하나의 역할을 맡는 게 최상의 그림이다. 이상호의 야구가 다시 시작됐다.

이천|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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