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드류 루친스키. 스포츠동아DB
추신수의 한국행이 알려진 23일, NC 다이노스 선수단 사이에서도 화제였다. 특히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33)의 자랑이 이어졌다. 루친스키는 미국 메이저리그(ML) 4시즌 통산 41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5.33을 기록했다. 54이닝을 던져 44개의 삼진을 잡았는데 그 첫걸음이 특별했다. 2014년 7월 11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텍사스 레인저스전. 에인절스 소속이던 루친스키는 15-4로 넉넉하게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ML 데뷔전을 치렀다. 비록 1이닝 2실점으로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이날 ML 첫 탈삼진을 기록했다. 상대는 추신수였다. 루친스키는 볼카운트 2S로 앞선 상황에서 공격적인 승부로 3구 삼진을 뽑아냈다.
루친스키는 선발진 막내 송명기에게 “내 ML 첫 삼진이 누구인지 아는가? 바로 추신수다”라며 껄껄 웃었다. 송명기는 “(루친)스키도 기대된다고 하더라. 사실 그 얘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왜 갑자기 자랑하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며 “초등학교 때까진 나도 투수 겸 외야수였다. 정말 좋아해서 영상도 많이 찾아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끼리는 ‘(추)신수 선배님 삼진 잡으면 ML 간다’는 이야기도 했다. 솔직히 맞붙을 기회가 없을 거로 생각했는데 상대한다는 자체가 운 좋은 것”이라는 기대도 밝혔다.
추신수가 뜨면 좌완 스페셜리스트도 분주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NC 불펜투수 중 가장 많은 좌타자를 상대(126타자)한 임정호의 어깨가 무겁다. 임정호는 “안 그래도 투수들이 ‘네가 제일 많이 붙겠다’는 말을 했다”며 “재미있을 것 같다. 가장 큰 무대에서 모든 것을 이루신 선배 아닌가. 내 공을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ML 데뷔전에서 삼진을 뽑아냈던 ‘루키’는 KBO리그 대표 에이스가 됐다. 추신수를 보며 꿈을 키운 초등학생도 NC를 넘어 리그의 미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추신수의 복귀는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에게 큰 자극이 됐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