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력에 버티는 힘까지…개막 2연승, 서울 이랜드가 달라졌어요

입력 2021-03-07 1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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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서울 이랜드FC SNS

‘하나원큐 K리그2 2021’ 일정이 나왔을 때, 서울 이랜드FC 관계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껄끄러운 상대들과 매치업이 K리그2(2부) 시즌 개막전부터 줄을 이은 탓이다. K리그1(1부)에서 강등된 부산 아이파크와 원정 개막전을 시작으로 김천 상무~전남 드래곤즈(이상 홈)~경남FC(원정) 등 만만찮은 상대들을 잇달아 만나게 됐다.


그러나 정정용 감독은 달랐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봤다. “시즌 초반에는 누구나 어수선하다. 우리도 어렵지만 모두가 다르지 않다. 오히려 초반에 만나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리그가 계속되면 상대도 몸이 풀리는 법. 따라서 그 전에 가능한 많은 승점을 챙긴다면 한결 유리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계획이 맞아떨어졌다. 서울 이랜드는 첫 단추부터 의외의 결과를 가져왔다. 승점 1로도 성공적이었을 부산 원정에서 폭풍 화력을 뽐냈다. 전반을 탐색전으로 흘려보낸 뒤 후반에만 3골을 몰아쳤다. 장윤호, 이상민, 김정환이 연속 득점해 3-0 완승을 거뒀다. 2014년 창단 후 처음으로 개막전에서 승점 3을 얻었다.


김천과 홈 개막전(2라운드)이 펼쳐진 6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는 평소와 다른 기대감이 가득했다. 1800여일 만에 처음 경험하는 선두 자리에서 쉽사리 내려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탐색전도 없었다. 레안드로와 베네가스를 투톱에 세우고, 중원에 바비오를 배치해 외국인 3총사를 모두 투입한 홈팀은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20분 결실을 맺었다. 장윤호의 어시스트로 김진환이 골네트를 흔들었다. 김천은 슛만 계속 시도했을 뿐, 위협적이지 못했다. 서울 이랜드에는 버티는 능력도 생겼다. 이상민-김진환이 버틴 뒷문은 단단했다.


위기를 넘기자 기회가 왔다. 후반 27분 김천 진영에서 볼을 가로챈 황태현이 문전 돌파 후 흘린 패스를 추가골로 연결한 베네가스는 후반 34분 쐐기포를 꽂았다. 3분 뒤 김정환의 추가골은 보너스. 서울 이랜드는 4-0으로 이겨 개막 2연승을 내달렸다.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정 감독은 임기 3년 내 ‘서울 더비’를 약속했다. K리그1 승격으로 FC서울과 특별한 라이벌전을 펼치려고 한다. “당장 승격을 얘기하지 않겠다. 분위기를 잡고 내실을 다지는 단계”라며 정 감독은 몸을 낮췄지만 지금 기세로 보면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잠실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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