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인터뷰] “약은 선수 없어” 롯데 새 캡틴이 말하는 ‘젊은 거인’

입력 2021-03-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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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주장 전준우(오른쪽)가 연습경기에서 득점한 뒤 이대호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스프링캠프, 모두가 변화를 꾀하고 있다. ‘타율 3할은 기본’이라고 불리는 손아섭(33·롯데 자이언츠)은 예년보다 조금 더 일어선 스탠스로 타석에 서고 있다. 테스트 차원이다. 하지만 전준우(35)는 스스로를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한다. 자신의 것을 더 날카롭게 가다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눈에 보이는 변화는 있다. 유니폼 한가운데에 크게 새겨진 ‘C’는 2008년 롯데에 입단한 전준우에게 처음 붙은 상징이다. 입단 첫 주장완장에도 전준우는 “달라진 게 없다. 변화를 바라지도, 선수들이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도 없다. 그저 모두가 야구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겸손이다. 캠프 초반부터 전준우는 누구보다 바쁘게 주장 역할을 해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렸음에도 롯데호텔에서 합숙하도록 한 구단의 배려도 전준우의 아이디어다. 롯데 선수들은 “합숙 덕에 식사도 잘 챙겼고 루틴을 확실히 잡을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미안함도 함께 전했다. 전준우는 캠프 한 달이 넘었지만 선수들에게 ‘잔소리’를 하기 위한 미팅을 아직 소집하지 않았다. 그만큼 후배들이 알아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의미다.


“선배들이 혼내고 욕하면서 야구하던 시대는 지났다. 나 역시 아직까진 좋은 방향으로만 얘기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엇나가는 선수들이 나올 수도 있다. ‘어차피 욕먹거나 맞지 않을 텐데’라면서 악용하는 식이다. 하지만 우리 팀에는 약은 선수가 없다. 사실 어느 정도는 약아야 야구를 잘하는 게 맞긴 하다. 그럼에도 무던할 정도로 착하다.”


약은 선수가 야구를 잘한다고 한 전준우의 말이 야구계 보편의 통념인 것은 사실이지만, 약지

않고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가 또 전준우이기도 하다. 팀 동료 손아섭, 정훈 등 누구보다 땀의 힘을 믿는 이들이 롯데 고참 라인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은 젊은 선수들에게 든든한 교보재다.


허문회 감독도 지난해 “우리 선수들이 너무 착하다”며 고마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롯데 선수단은 잠깐의 편함보다 땀의 힘을 더 믿고 있다.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특성상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분위기는 ‘팀 케미스트리’ 차원에서도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젊은 거인들은 그렇게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원 팀’이 되어가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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