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득점·무실점’ 수베로의 한화, 무엇이 달라졌나

입력 2021-03-07 15:5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결과다. 그리고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 또한 종전과는 크게 달랐다.

변화를 선택한 한화 이글스가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5일과 6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연습경기에서 한화는 모두 승리를 챙겼다. 모든 면에서 키움을 압도한 완승이었다.

지난해 최하위(10위)에 그친 한화는 올 시즌에도 절대적인 ‘1약’ 후보로 꼽히고 있다. 반면 지난해 우승 후보로도 거론됐던 키움은 올해 또한 가을야구 진출이 유력한 팀이다. 그러나 한화는 비록 연습경기지만 키움을 상대로 2경기에서 무려 14점을 뽑았다. 반면 내준 점수는 제로(0)였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49)은 한화가 창단 이래 처음으로 선임한 외국인 사령탑이다. 전면 리빌딩을 선언한 팀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선수육성에 능력을 발휘한 수베로 감독에게 전권을 맡겼다.

먼 미래를 내다본 결정이었지만, 수베로 감독은 취임과 함께 “리빌딩이 당장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육성과 함께 승리도 노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했다. 그리고 그 의지는 첫 실전에서부터 나왔다.

여러 과정을 실험할 수 있는 연습경기라 해도 한화의 야구는 확실히 크게 변해 있었다. 수비진은 상대 타자에 따라 과감하게 시프트를 걸었다. 우타자가 나올 때는 2루수가 좌측으로 이동해 3루와 2루 사이에만 3명의 내야수가 자리했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2루수가 우익수 앞까지 물러난 경우도 있었다.

확률의 스포츠인 야구에서 시프트는 양날의 검으로 불린다. 수비수를 이동시켜 성공하면 찬사를 받지만, 실패하면 상당한 비난이 쏟아진다. 한화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올해 시프트를 적극 가동할 전망이다. 다양한 시프트를 통해 상대 타자의 반응을 살피고, 이마저도 데이터에 포함시키겠다는 의지다.

무실점으로 역투한 투수진에서도 변화는 느껴졌다. 2015년 내야수로 입단해 지난해 투수로 전향한 주현상(29)이 6일 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그는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의 스프링캠프 지도로 최근 구위가 향상된 자원 중 한명이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 146㎞를 찍기도 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좌완 송윤준(29) 역시 2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송윤준은 투구폼이 지난해와 달라졌다. 팔의 각도를 내린 것인데, 그는 7일 “로사도 코치님께서 내 데이터를 보여주시면서 팔 각도를 내려보자고 말씀하셨다. 좌타자를 상대로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어 내 정체성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타자들은 거침없이 자기 스윙을 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자체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때렸던 유장혁(21)은 5일 키움전에서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올해 신인 정민규(18)는 6일 경기에서 키움의 신인 파이어볼러 장재영을 상대로 2루타를 빼앗았다.

무엇보다 달라진 덕아웃 분위기는 한화의 최대 변화 포인트다. 선수들은 덕아웃에서 시종일관 파이팅을 외치며 그라운드 안의 선수들에게 기압을 불어넣었다. 덕아웃 의자에 앉아있는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그라운드에 집중했다. 변화와 함께 원하는 결과까지 얻어낸 한화의 2021시즌 첫 출발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