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삼진? 두려워하지 마! 수베로 감독이 바꾼 한화 ‘0.116’

입력 2021-03-2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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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수베로 감독. 스포츠동아DB

2021년 한화 이글스에 필요한 것은 ‘신선함’이다. 지난해 우여곡절 속에 최하위(46승3무95패·승률 0.326)로 시즌을 마쳤고, 감독과 대표이사가 바뀌었다. 당장의 1승보다 급한 것은 패배의식 걷어내기다. 박찬혁 대표와 정민철 단장, 카를로스 수베로 신임 감독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다. 수베로 감독이 선수들에게 “실패할 용기”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의식개선은 그라운드 위 결과로 이어진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초반 드러난 한화 타자들은 확실히 달라졌다. 한화는 키움 히어로즈, KIA 타이거즈와 총 6차례 연습경기를 진행했다. 같은 기간 팀 타율은 0.237에 그쳤다. 주축들의 컨디션이 오르지 않았고, 1.5~2군급 전력을 테스트하는 과정이니 큰 의미는 없다.


눈여겨볼 점은 팀 출루율 0.355다. 타율은 낮지만 출루율이 준수하니 순출루율(출루율-타율)은 0.116에 달한다. 지난해 리그 평균 순출루율이 0.076이었으니, 올해 봄 한화 타자들이 ‘눈야구’만큼은 확실히 하고 있다는 의미다. 수베로 감독은 극단적으로 “타율이 ‘0’인데 출루율이 4할이면 된다”고까지 강조한 바 있다. 연습경기에서 한화 타자들이 골라낸 34개의 볼넷이 의미를 갖는 이유다.


높은 출루와 장타. 이상적 지표다. 하지만 선구안은 단기간에 개선하기 힘들다. 수베로 감독도 이를 알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삼진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에게 스트라이크존 전체를 커버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강한 타구를 생산할 수 있는 자신만의 존을 설정해야 한다. 설령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내더라도 자신이 커버할 존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과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는 캠프 내내 이러한 마인드 개선에 힘썼다. 연습경기 기간 선수들의 삼진율은 높았지만, 장타가 비약적으로 증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2년차 외야수 임종찬은 “수베로 감독님과 워싱턴 코치님의 조언대로 나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해 타격하고 있다. 모든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려고 한다면 범타가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조언대로 노력하면 선구안도 더 좋아질 것”이라며 희망을 노래했다.


이런 기조는 시범경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21일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한화 타자들은 3삼진을 빼앗기는 동안 8개의 4사구를 골라냈다. 2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10삼진을 빼앗기는 동안 4사구 9개를 골라내며 12득점을 폭격했다. 두산 선발 아리엘 미란다(0.2이닝 7실점)가 4사구 5개로 자멸한 것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한 집중력이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의 ‘결과’에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지금 한화는 ‘과정’부터 바뀌고 있다. 바로 이 과정의 변화는 한화가 10년 넘게 찾았던 신선함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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