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사업 부문의 엇갈린 명암

입력 2021-03-22 20: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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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이익 3조1950억 기록
생활가전 영업이익, 전체 절반 넘어
MC사업부는 사업 재검토도 난항
임금 9% 인상…IT 인재 이탈 방어
LG전자 사업 부문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회사의 최대 실적을 견인한 생활가전 부문은 올해 1분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반면, 5년 넘게 적자를 낸 MC사업본부는 매각 등 사업 전면 재검토 작업조차 수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가전 1분기도 호실적 전망
LG전자는 지난해 매출 63조2620억 원, 영업이익 3조1950억 원의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였다. H&A사업본부는 지난해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는 2조352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6년 연속 상승세였다. 스타일러와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 가전으로 대표되는 신가전 판매 호조와 렌탈 사업의 매출 확대 등이 주효했다.

지난해 4분기를 보면 H&A사업본부는 매출 5조5402억 원, 영업이익 2996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4분기 가운데 가장 많다.

증권가에선 LG전자가 가전 부문 호실적으로 올해 1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은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약 1조5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북미와 유럽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복소비가 기존 생활가전 중심에서 프리미엄 가전과 초대형 TV로 변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MC사업본부는 매각조차 난항

반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아픈 손가락’ MC사업본부는 사업 재검토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조3850억 원, 영업손실 2485억 원을 냈다. 23분기 연속 영업손실로, 누적적자만 5조원에 달한다. 고심하던 LG전자는 1월 결단을 내린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매각을 시사했다. 이후 사업부 전체 매각 또는 부분 매각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왔다. 하지만 2개월 넘게 뚜렷한 윤곽이 나오지 않으면서 장기화 우려를 낳고 있다.

매각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인수 후보군에 MC사업본부 전체 또는 일부 매각을 타진했지만 협상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매각이 아닌 사업을 철수하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레인보우’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제작도 일단 보류된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롤러블’의 출시 여부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업계는 LG전자가 사업을 철수하면서 기술 인력은 재배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사업부별 차이는 올해 성과급에서도 나타났다. LG전자는 지난 달 16일 2020년 경영성과급을 확정했다. 실적을 견인한 H&A사업본부의 경우 최대 750%의 성과급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적자를 면치 못한 MC사업본부와 자동차전장(VS) 사업본부 등은 조직별로 100만¤300만 원의 격려금을 준다.

한편 LG전자는 올해 9% 임금인상안에 최근 합의했다.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최대 실적을 낸 성과를 반영하는 한편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시작된 인재 영입 경쟁으로 인한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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