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리포트] 롯데 나승엽-SSG 고명준의 흥미로웠던 신인열전

입력 2021-03-23 16: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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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나승엽(왼쪽), SSG 고명준. 스포츠동아DB

갓 입단한 신인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도 시범경기를 즐기는 법 중 하나다. 입단 전부터 기대를 모은 대형 신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롯데 자이언츠전에선 올해 데뷔하는 2명의 신인이 마음껏 기량을 뽐내며 눈도장을 받았다. 주인공은 롯데 나승엽(19)과 SSG 고명준(19)이다.


나승엽은 7번타자 중견수, 고명준은 7번타자 3루수로 롯데와 SSG의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덕수고 시절 내야수였던 나승엽은 프로 입단 후 외야훈련을 병행하고 있는데, 롯데 허문회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나승엽 쪽으로 타구가 좀처럼 가지 않는다”는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고명준은 SSG가 기대하는 차세대 거포 자원으로, 연습경기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출발이 좋았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팀의 첫 안타를 터트렸다.


고명준은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왼쪽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려냈다. 간결한 스윙임에도 파워가 엄청났다. 이후 추신수의 적시타 때 팀의 첫 득점까지 책임졌다. 나승엽도 지지 않았다. 3회말 첫 타석에서 좌중간 2루타를 뽑아냈다.
이들이 날린 타구는 모두 빠르고 강했다. 데뷔 시즌부터 큰 기대를 모으는 이유가 확실했다.
고명준의 방망이는 살아있었다. 7회에도 중전안타를 보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SSG의 첫 연습경기(9일 사직 롯데전)에서 4타수 4안타를 기록한 성공체험의 기운을 시범경기까지 이어왔다. 2-1로 앞선 8회말 신용수의 느린 땅볼 타구에 악송구를 범하며 2-3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이 또한 성장을 위한 밑거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날만큼은 나승엽의 수비 모습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 5차례 뜬공을 안정적으로 잡아냈고, 3회에는 추신수의 적시타 때 정확한 홈 송구로 1루서 홈으로 파고들던 김강민을 잡아냈다. 2루수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된 쉽지 않은 타구임에도 침착하게 대처한 장면이 돋보였다. 허 감독은 “아직 나승엽의 수비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했지만, 감각을 끌어올린 것은 분명한 수확이었다.


SSG 김원형 감독과 허 감독은 이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어떤 변화도 주지 않고 끝까지 뛰게 했다. 고명준은 3타수 2안타 1득점, 나승엽은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경기를 마쳤다. 3-2 롯데의 승리로 팀의 명암은 갈렸지만, 프로 적응에 한창인 이들은 눈도장을 찍기에 부족함이 없는 활약으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했다.

사직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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