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꿈’ 이룬 서울 이랜드, ‘서울 더비’ 현실로…당당한 아마추어 송월의 도전

입력 2021-03-28 15:2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상 첫 ‘서울 더비’가 프로·아마추어 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FA컵에서 펼쳐진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가 27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2라운드에서 K5(5부)리그 송월FC를 이건희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5-0으로 눌렀다.


이날 경기는 서울 이랜드에 아주 특별했다. 대진에 따라 승리하면 다음달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1(1부) FC서울과 ‘서울 더비’를 치를 수 있어서였다. 객관적 전력으로는 서울 이랜드가 우세했다. K5리그 인천 권역 챔피언인 송월은 선수 출신도 있지만 대부분 경찰, 정비사, 목회자, 바리스타 등 다양한 직군으로 구성됐다.


그래도 정 감독은 방심하지 않았다. 리그 일정을 고려해 출전 엔트리는 대거 바꿨으나, 승부차기까지 훈련하며 만에 하나에 대비했다. 물론 이변은 없었다. 이건희가 전반 2골에 이어 후반 해트트릭을 완성했고, 한의권과 고재현이 한 골씩 추가해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사상 첫 ‘서울 더비’가 성사된 직후 정 감독은 “리그가 아닌 FA컵에서 먼저 더비가 성사돼 아쉬움도 있지만 역사의 시작이다. 리그도 놓쳐선 안 될 타이밍이라 많은 구상을 하고 있다. 동기부여의 측면에서 가용자원을 총동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1998년 창단한 진경수 감독의 송월도 잘 싸웠다. 2년 연속 챔피언십 무대에 진출한 인천 아마추어축구의 강자답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지난해 대회 2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을 다녀왔던 송월은 올해도 비록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으나, 멈춤 없는 당당한 도전으로 갈채를 받았다. 지난해까지 선수들 자비로 원정을 다닌 송월은 올해부터는 용품, 의류 등을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지원받고 있다. 이날 잠실 원정에도 인천 구단 버스를 이용해 잠시나마 송월 선수들은 프로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잠실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