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홈런+더 캐치’ 키움 이정후, 드디어 시동 걸었다

입력 2021-03-28 1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키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그때그때 잘해야 한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3)는 핑계를 대지 않았다. 자신의 저조한 시범경기 성적에 스스로 채찍질을 가했다. 어떤 경기든 실전에선 매번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2017년 데뷔한 이정후는 유독 시범경기 성적이 좋지 않았다. 데뷔 첫 해 12경기에서 0.455를 기록했을 뿐 2018년에는 0.095(7경기), 2019년에는 0.217(8경기)에 그쳤다. 2021년에도 28일까지 6경기에서 0.176이다.


부진한 실전 출발에도 불구하고 정규시즌에는 항상 3할 이상의 고타율을 올렸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부진은 ‘그저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현장의 말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부진한 ‘숫자’를 참지 못하고 있었다.


이정후는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에서 모처럼 시원한 한방을 날렸다. 2-1로 앞선 7회초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바뀐 좌완투수 김유신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경기 후 그는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는 상태에서 스윙도 (계속) 마음에 들지 않았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좋은 스윙을 하자’는 생각만 했는데, 그 스윙에 공이 걸려 홈런이 나왔다”고 밝혔다.


집중하는 스윙에 대해 묻자 그는 “폴로스루를 더 뻗는다는 생각이다. 이제까지 왼팔이 너무 강해 덮이는 경향이 있었다. 의식적으로 오른손을 더 뻗자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은 그게 잘 됐다”고 답했다.


이정후는 수비에서도 그림 같은 장면을 만들었다. 3-1로 앞선 8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KIA 오선우의 큼지막한 타구가 좌중간 담장으로 향했다. 중견수 이정후는 빠른 속도로 뛰어가 담장에 몸을 던졌고, 훌륭한 ‘더 캐치’로 타구를 글러브에 담았다. 그는 “광주구장이 낮 경기를 하면 중견수 자리에서 해가 정면으로 보인다. 앞선 수비에서 타구를 놓쳐 ‘무조건 잡는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8회말 선두타자 김호령의 높이 뜬공을 햇빛으로 인해 놓쳤는데, 이를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을 호수비로 팀의 3-1 승리에 앞장섰다.


시범경기 부진에 대해선 “시범경기라고 해서 감을 끌어올린다는 생각은 없다. 그때그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금 안 좋은 상태에서 개막전을 한다고 갑자기 잘 친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범경기가 아직 남았고, (자체) 연습경기도 두 경기는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 페이스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