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JTBC ‘설강화’…가구업체 “협찬 취소”

입력 2021-03-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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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 끝에 결국 폐지됐다. 사진은 극중 조선 태종의 아들 충녕대군이 서양의 사제에게 중국식 음식을 대접하는 장면으로, 이번 논란의 빌미가 됐다. 사진출처|SBS 방송화면 캡처

‘조선구마사’ 결국 2회만에 폐지…역사왜곡 일파만파

“안기부 미화” 촬영중지청원 봇물
‘조선구마사’ PD·작가 ·배우 사과
제작사·방송사 시총 700억원 증발
방송가, 역사 관련 모니터링 강화
역사 왜곡 논란으로 거센 비판을 받은 끝에 SBS ‘조선구마사’가 2회 만에 막을 내렸지만 그 여파로 방송가가 몸살을 앓고 있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하는 JTBC ‘설강화:스노우드롭’이 ‘역사 왜곡 아니냐’는 비판을 받으며 ‘조선구마사 발’ 논란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일부 드라마의 제작진은 내용을 재검토하며 혹여 제기될 수도 있을 논란의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조선구마사’가 26일 폐지된 이후 감우성·장동윤·박성훈·정혜성 등 출연자들이 잇따라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이들은 SNS를 통해 “역사 왜곡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취지의 사과문을 내놨다. 연출자 신경수 PD와 대본을 집필한 박계옥 작가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논란과 비판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박 작가의 전작이자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 모았던 tvN ‘철인왕후’의 다시보기 서비스까지 중단됐다. 또 ‘조선구마사’의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의 모기업 YG엔터테인먼트와 방송사 SBS의 주가가 28일 각각 5% 넘게 떨어지면서 시가총액 700억원이 증발하기도 했다.

또 다른 드라마도 방영 전부터 논란에 휘말렸다. JTBC가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소재 삼아 6월 선보일 드라마 ‘설강화:스노우드롭’의 이야기가 역사 왜곡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시청자는 남자 주인공이 남파간첩이라는 설정,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요원들을 ‘원칙주의자이자 대쪽같은 인물’로 소개한 점 등을 도마 위에 올렸다. 이에 JTBC는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를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드라마 제작 중단 요청 글이 28일 오후 현재까지 10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한 가구회사는 “드라마 내용에 대한 사전 고지를 받지 못했다”며 협찬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일부 드라마와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방송가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역사 속 실존인물이나 특정 시대상을 소재로 한 드라마 제작진은 최근 소품, 음악, 의상 등 다방면에 걸쳐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28일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 관계자는 “캐릭터에 실존인물의 설정을 따온 정도에 그친 드라마도 전문가 자문 횟수를 늘리는 등 제작진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혹시나 불똥이 튈까 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귀띔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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