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으로 변신한 개그맨들

입력 2021-03-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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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영희-안상태-박성광(왼쪽부터). 사진제공|SNS·스포츠동아DB·MBC

김영희, 19금 ‘기생춘’ 4월 개봉
안상태·박성광 단편영화제 수상도
“개그밖 무대서 다양한 메시지 전달”
개그우먼 김영희가 직접 연출한 영화 ‘기생춘’을 4월 공개한다. 앞서 박성광과 안상태 등도 영화제 수상 등 ‘감독’의 타이틀을 얻었다. 개그 무대에서 얻지 못하는 또 다른 매력을 맛보고 있다.

김영희는 4월 IPTV를 통해 성인영화 ‘기생춘’을 선보인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패러디했다. 김영희는 “기존에 익숙한 작품을 성인영화로 패러디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라는 생각이 연출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안상태는 지난해 ‘커버’ 등 5편의 단편영화를 모은 ‘안상태 첫번째 단편선’을 내놨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뒤 2011년 단편영화 ‘욕’을 연출하며 감독으로 나선 박성광도 2017년 ‘슬프지 않아서 슬픈’을 연출작 목록에 추가했다. 지난해 정형돈과 함께 ‘끈’ 프로젝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들에 앞서 이경규, 심형래 등 선배들도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경규는 1992년 ‘복수혈전’으로 나섰고, 심형래는 2007년 ‘디워’로 800만 관객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작품적 완성도면에서는 커다란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젊은 개그맨들의 영화는 그런 면에서 새로운 기대감을 키운다. 실제로 박성광은 ‘슬프지 않아서 슬픈’으로 2018년 한중국제영화제 단편감독 데뷔상과 미추홀 필름페스티벌 연출상 등 성과를 인정받았다. 안상태도 ‘안상태 첫번째 단편선’ 가운데 ‘적구’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작지원 공모전 본상을 받았다.

개그맨들의 잇단 도전과 시도는 개그 무대 기획력에서 출발한다. 아이디어에서부터 대사를 만들고 연기를 펼치며 쌓은 재능을 다양한 무대에서 발산하려는 욕구이다. 웃음을 자아내야 하는 개그 무대와는 달리 좀 더 다양한 메시지와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의지도 작용한다. 안상태는 “오래 전부터 영화 연출의 꿈을 위해 준비해왔다”면서 “개그와 영화 등 연기 활동을 통해 연출과 연기에 대한 생각은 물론 촬영과 편집 등 영화 제작 관련 작업에 대해서도 공부해왔다”고 말했다.

개그맨을 바라보는 대중적 ‘편견’의 장벽도 없지 않다. ‘끈’ 시나리오를 쓴 정형돈은 “편견을 갖고 봐도 좋고 혹평해도 좋으니 작품을 봐 달라”고 당부한 까닭이다. 안상태도 “일회성이나 이벤트 차원이 아니다”며 진지한 연출 작업을 꾸준히 이어갈 것임을 내비쳤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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