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알려지지 않았던 쌍둥이 자매 반성문 작성 과정들

입력 2021-04-08 1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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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째 V리그의 핫이슈는 쌍둥이 자매다. 지난 5일 채널A의 뉴스보도로 불씨가 다시 타오르고 있다. 이재영-다영 자매가 법적대응을 준비한다고 보도된 뒤 많은 추가 뉴스들이 나왔다. 어느 시민단체에서는 7일 “2차 가해를 멈추라”는 입장문도 냈다.

쌍둥이 자매는 일단 이번 사건의 발단을 제공했던 피해자가 아니라 가짜 뉴스 작성자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글들을 퍼뜨린 사람, 그리고 인신공격성의 악성 댓글을 반복적으로 남긴 사람들을 대상으로 법적대응을 할 생각이다. 그동안 자료를 꾸준히 모아왔다. 이들을 응원하는 팬들이 문제의 여지가 있는 글들을 찾아내고 있다고 했다. 현재까지 약 1만 건의 사례가 모였다. 법률대리인 측에서 조만간 이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법적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대중들이 가장 궁금한 대목은 왜 2달 전에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반성문까지 썼던 자매가 자숙하지 않고 이제야 법적대응을 하느냐는 것이다. 대중들로부터 그동안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이런 선택을 한 이유다. 이재영-다영 측은 8일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반성문 작성의 경위를 털어놓았다. 새로운 사실의 등장이다.

“최초 폭로 뒤 여러 경로로 수소문해서 당사자와 연락이 됐다. 이때 상대측에서 공개적으로 과거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반성문을 올리고 직접 만나서 사과를 하면 용서하겠다”면서 먼저 반성문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자매 측에서는 최초폭로 내용 가운데 사실과 다른 점이 많아서 법적대응도 고려했지만 구구절절 따지다보면 한창 시즌 중인 소속 팀과 동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고 피해자들이 같이 운동을 했던 친구였기에 다른 선택을 했다.



당시 이런저런 이유로 팀을 떠나 있던 이다영은 몸과 마음이 정상이 아니었지만 반성문을 썼다. 이재영도 폭로 내용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했지만 결국 반성문을 썼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사회관계망(SNS)으로 공개된 반성문이다. SNS 공개 또한 상대측에서 요구했던 내용이다. 반성문이 작성되는 도중에 온라인상의 최초폭로 글을 내렸던 측에서는 이후 입장을 바꿨다. 2차 폭로와 함께 매스컴과의 인터뷰도 했다. 이때부터 자매 측과의 연락도 끊었다. 두 번 다시 연락하지 말라는 문자만 남겼다.

직접 만나서 사과할 것은 사과하면서 완벽한 문제해결을 원했던 자매 측에서는 꾸준히 연락을 시도했다. 물론 실패했다. 구단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억지로 이들을 찾아낼 경우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었다. 피해자들을 회유했다는 의심을 살 것을 두려워한 측면도 있다. 물론 지금까지의 얘기는 자매 측의 입장이다. 최초 폭로를 한 피해자들의 입장에서는 다른 내용이 나올 수도 있다. 스포츠동아는 이들의 입장도 충분히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고 본다.

이런 가운데 시즌은 끝났다. 이제 다음 시즌을 앞두고 어떤 식이건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 지금은 임시봉합이고 문제의 확실한 해결이 아니라고 자매측은 판단하고 있다. 이번 법적대응을 계기로 이들 자매는 과거의 행동이 정말로 문제가 있는 것인지 또 있다면 영원히 선수생활을 끝낼 정도로 엄청난 잘못인지를 책임 있는 기관에서 판단해달라는 것이다.

일단은 이들이 당시 소속됐던 대한배구협회(KVA)가 그 판단을 내려야 한다. 당시 감독 등 지도자들을 불러서 사실여부를 확인한 뒤 양측의 의견도 들어보는 절차를 거쳐 결정을 내려야 한다. 만일 자신들은 조사능력이 없어서 판단이 어렵다면 사법기관에 의뢰하면 된다. 그런 의지를 쌍둥이 자매는 가지고 있다. 첫 번째 주사위는 대한배구협회에게로 넘어갔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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