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MVP] ‘또 대타 그랜드슬램!’ 유강남, 이래서 대체불가 LG 안방마님

입력 2021-04-09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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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LG 3루주자 유강남이 KT 3루수의 실책 때 득점에 성공한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만루홈런은 야구에서 스윙 한 번으로 가장 많은 점수를 내는 수단이다. 그 화려한 만큼이나 드문 장면이다. 하물며 벤치에 머물며 몸이 완전히 달궈지지 않은 상황에 그랜드슬램을 때려내긴 더더욱 쉽지 않다. 유강남(29·LG 트윈스)은 커리어 두 번째 대타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LG는 8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7-3으로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따냈다. 선발투수 이상영이 2.2이닝 1안타 4볼넷 2삼진으로 제구난을 보였지만, 뒤이어 등판한 김윤식이 4.1이닝 3안타 3삼진 1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타선의 해결사는 유강남이었다. 유강남은 0-0으로 맞선 5회초 무사 만루 김재성 타석에 대타로 등장, KT 선발투수 배제성 상대로 좌중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볼카운트 1B에서 바깥쪽 높게 제구된 슬라이더(132㎞)를 놓치지 않았다. 개인 통산 세 번째 만루홈런이자 sp 번째 대타홈런이었다. 대타 만루홈런은 2018년 7월 18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 이후 약 3년만이었다.

개막 4번째 경기. 하지만 류지현 LG 감독은 주전 포수에게 휴식을 줬다. 물론 포수가 체력부담이 가장 심한 포지션이지만 지난해 1009.2이닝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이 뛴 포수였기에 조금은 이른 시점이었다. 류 감독은 “지쳤을 때 빼기보단 지치기 전에 빼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날 선발 이상영이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김재성과 자주 호흡한 것까지 감안한 선택이었다.

이상영이 내려가고 김윤식이 등판했으며, 공격에서 찬스가 왔다. 벤치는 주저 없이 대타 카드를 썼고 유강남은 응답했다. LG는 5회초 대거 6득점했고, 승부는 그대로 갈렸다.

유강남은 2015년부터 본격 주전으로 도약했다. 2017년에는 118경기에서 타율 0.278, 17홈런, 66타점으로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는데 이후 지난해까지 4년째 그 기록을 이어왔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기량이 정점에 달했다는 평가다. 6일 KT전에서 6이닝 9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앤드류 수아레즈는 유강남의 프레이밍에 대해 “스티커처럼 딱 달라붙는다”고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유강남은 “프레이밍에 요령이 생겼다. 물론 타이밍이 안 맞으면 과해질 때가 있다. 그 비율만 줄여도 자신감이 더 붙을 것 같다. 프레이밍은 메이저리그에서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에도 반영되는 지표다. 스스로도 만족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툴에 대한 강점까지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주전 도약 직후까지만 해도 공격형 포수라는 타이틀이 어울렸는데 이제는 어느 한쪽에 무게중심을 기울이기 어렵다. ‘완성형 포수’ 유강남이 또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과시한 하루였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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