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두 회사로 나뉜다

입력 2021-04-14 1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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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과 투자전문 중간지주사로 인적분할
신설회사와 SK(주) 합병은 “계획 없다”
SK텔레콤이 설립 37년 만에 두 회사로 나뉜다. SK텔레콤은 기업분할 추진을 14일 공식화했다. SK브로드밴드를 자회사로 둔 통신회사와 SK하이닉스, 그리고 신사업 부문을 보유한 투자전문 중간지주회사로 재편하는 것이 골자다. 업계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한편 반도체 등 신사업 부문에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 위한 변화로 보고 있다.

“자산 재평가, 미래성장 가속화”
SK텔레콤은 통신을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디지털 인프라 컴퍼니’와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전문회사’로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회사명은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투자전문회사와 SK㈜의 합병설과 관련해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사회 의결, 주주총회 등 절차를 거쳐 연내 분할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이날 열린 온라인 타운홀 행사에서 “지금까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잘 키워온 SK텔레콤의 자산을 온전히 평가받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시점이다”며 “분할 후에도 각 회사의 지향점에 따라 계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자”고 말했다.

존속회사인 AI&디지털 인프라 컴퍼니는 SK브로드밴드 등을 자회사로 두고 5G 리더십을 기반으로 AI와 디지털 신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신사업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독형서비스 등이다.

신설회사인 ICT 투자전문회사는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했을 때보다 더 활발한 투자를 할 방침이다. 또 신사업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도 추진해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수익창출-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미디어와 보안, 커머스 등 신사업은 지난해 SK텔레콤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24%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SK텔레콤 박정호 대표.


반도체 분야 공격적 투자 전망

이번 기업분할 추진은 자산과 성장성을 재평가 받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반도체 부문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변화다.

현재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회사인 SK(주)가 SK텔레콤의 지분 26.8%를 소유하고,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20.1%를 가지고 있다. 최태원 SK회장은 SK(주)의 지분 18.4%를 가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SK(주)의 손자회사로 그동안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기 어려웠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인수합병을 진행할 경우 인수 대상 기업 지분을 100%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ICT 투자전문 회사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반도체 분야에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시행되는 공정거래법 또한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법이 시행되면 지주사는 보유 상장 자회사 지분율을 20%에서 3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SK텔레콤도 SK하이닉스의 지분을 20.1%에서 10%포인트 가량 늘려야 한다. 1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99조7363억 원인 SK하이닉스 지분 10%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선 약 10조 원의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연내 중간지주사를 설립하면 SK하이닉스의 지분을 20%만 보유해도 돼 부담을 덜 수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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