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홀덤산업, 업계 확진자 제로인 지역도 일괄 집합금지 역차별

입력 2021-04-15 13: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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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덤펍협회 소속 점주들은 지난 1월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집합금지 조치에 반대하며 1인 릴레이 시위를 펼쳤다.

바둑, 장기, 체스, 브릿지…. 다양한 종목의 브레인 스포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종목은 ‘홀덤(Holdem)’이다.

2028년 LA올림픽 시범종목 채택을 앞두고 있는 홀덤은 플레잉카드(트럼프카드)를 갖고 각자의 개인카드와 공통카드로 ‘족보’를 겨루어 상대방의 칩을 뺏어오는 경기다.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모두 동일한 칩으로 시작해 최종 1등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양문화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홀덤은 최근 2~3년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대한민국에 상륙했다. ‘홀덤펍’이라는 이름으로 음식과 함께 홀덤 토너먼트를 즐기는 인구가 3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홀덤산업은 아시아권에서도 가장 뒤쳐져 있다. 홀덤 종주국 미국의 영향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받아들인 필리핀을 중심으로 대만과 베트남에서도 홀덤은 국민이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일본 역시 토너먼트 대회 등을 합법화하면서 홀덤을 정식 스포츠로 인정했다.

한국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를 출전시키지 못했던 유일한 종목인 브릿지 역시 포커종목의 하나로 플레잉카드 게임이다. 이처럼 아직까지도 한국에서는 ‘카드로 하는 것은 도박’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저변확대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국에도 홀덤 스포츠에 대한 인식의 부재는 여실히 드러난다. 최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를 다음달 2일까지 3주 간 추가 연장하며 수도권과 부산지역 유흥시설에 대해 영업을 금지시켰다.

방역당국은 홀덤펍을 유흥시설 5종과 함께 묶어 집합금지 시켰다. 작년 12월 인천 남동구 홀덤펍에서 발생한 확진자를 조사하며 인천시와 방역당국이 홀덤펍의 방역 취약을 이유로 고위험시설로 지정한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 이때부터 낙인찍힌 꼬리표는 홀덤펍협회의 노력으로 자체방역 매뉴얼을 수립하고 안전기준을 확보했음에도 계속 따라다니고 있다. 방역당국은 합리적인 근거나 소통 없이 홀덤펍을 유흥업종과 묶어 집합금지 시켰다.

홀덤펍 점주들을 대변하고 있는 홀덤펍협회는 “타업종과 비교해서 확진률이 높지 않음에도 근거 없이 홀덤펍의 영업권을 박탈하고 업계 종사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지금까지 홀덤펍에서 확진자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은 지역도 일률적으로 영업을 막는 행위는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반음식점인 홀덤펍의 일방적인 영업제한은 홀덤펍 점주들의 생계권을 위협하고 이제 싹트기 시작한 K홀덤 문화를 사장시킬 수 있다”며 홀덤 스포츠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합리적인 방역지침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도경 객원기자 revole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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