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윌리엄스(왼쪽)와 강을준 감독.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KBL
오리온 외국인선수 데빈 윌리엄스(27·202㎝)는 6강 PO에서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조금 더 견고한 플레이를 원하지만 윌리엄스는 정규리그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공격과 수비 모두 집중력이 결여된 모습이다. 윌리엄스는 3차전 도중 교체돼 벤치로 향하 뒤 강을준 감독과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팀 작전타임 때는 선수들이 한데 모인 곳에서 떨어져 홀로 벤치에 앉아 코트만 바라보고 있었다.
강 감독은 3차전을 마친 뒤 “구단 사무국을 통해 윌리엄스 에이전트와 얘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 선수 스스로 계약위반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며 “4쿼터엔 다음 경기에 대비할 겸해서 포스트-업 공격을 지시했는데 ‘점수차가 벌어졌는데 왜 해야 하느냐’고 하더라. 상대와 싸워야 하는데 아군과 싸우고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리온은 윌리엄스가 필요하다. 디드릭 로슨이 40분을 홀로 뛰는 건 불가능하다. 게다가 인천 전자랜드 외국인선수 1옵션 조나단 모트리를 봉쇄하려면 로슨이 잠시 쉬는 시간에 윌리엄스가 최대한 버텨줘야 한다. 상대 외국인선수 수비가 가능한 이승현이 발목 부상으로 쉬고 있어 오리온은 윌리엄스가 짧게라도 코트에 나서야 전자랜드와 제대로 싸워볼 수 있다.
강 감독과 윌리엄스는 정규리그에서부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강 감독은 윌리엄스의 플레이 성향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고, 정규리그 막판에서는 교체를 검토했다. 구단 고위층의 반대로 애런 헤인즈 영입이 무산된 이후 강 감독은 윌리엄스가 달라지길 바랐지만 정규리그에 이어 PO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오리온 선수들도 이러한 사실을 모를 리 없다. 이대성은 “주변 환경이 윌리엄스를 많이 힘들게 만드는데 동료로써 힘을 주고 같이 승리하는데 힘을 모으자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슨은 “감독과 선수의 불화는 있을 수 있다. 잘 해결해야 한다. 중요한 건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합심하는 것”이라며 윌리엄스가 끝까지 잘 버텨주길 바랐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