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NC 공격을 삼자범퇴로 막은 SSG 오원석이 이닝 종료 후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SSG는 15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서 9-1로 승리하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아울러 지난해 7월 9일 인천 경기부터 이어지던 NC 상대 10연패 사슬도 끊어냈다. 1-0으로 뒤진 4회말 2사 후 최정의 내야안타와 제이미 로맥의 투런포로 먼저 앞서나갔다. 16이닝 연속 무득점 불명예를 멈춘 순간이었다. 뒤이어 남태혁의 적시타와 상대 실책을 묶어 4-0까지 달아났다.
마운드를 지킨 건 오원석이었다. 선발 이건욱이 3이닝 1실점으로 물러나자 4회초부터 등판해 4이닝 1안타 무4사구 5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투구수가 44개에 불과할 만큼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한껏 기세가 오른 NC 타선을 상대로도 전혀 기죽지 않는 배짱도 돋보였다. 타선이 시의적절하게 터지며 지난해 1차지명으로 입단해 통산 13경기 만에 거둔 값진 프로무대 첫 승을 신고했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41㎞에 그쳤지만 구위가 좋았다. 또한 슬라이더의 각도가 제대로 꺾이며 NC 타자들을 범타로 요리했다.
SSG에도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단순히 연패를 끊어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SSG는 2010년대 초반부터 1차지명자들의 성장세가 좀처럼 빠르게 올라오지 못했다. 긴 시간의 기다림 끝에 2011년 지명자 서진용, 2012년 지명자 문승원은 지금도 1군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2014년 지명자 이건욱도 지난해 6승을 거두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지명자들이 알을 깨지 못했다. 2016년 정동윤, 2017년 이원준, 2018년 김정우, 2019년 백승건 등 차례로 지역 팜 최고투수들을 데려왔지만 이들은 아직 프로에서 첫 승을 올리지 못했다.
오원석을 지명했을 때만 해도 여론은 곱지 않았다. 지난해 구속이 더디게 올라올 때까지만 해도 이러한 여론이 강해졌다. 그러나 오원석은 반전을 보여줬다. 당시 스카우트그룹장으로 지명을 진두지휘한 조영민 운영팀장은 이날 오원석의 인터뷰를 지켜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7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1이닝 4실점으로 고전했지만 이후 3경기서 2.1이닝 무실점으로 반전을 시작했다. 이날 거둔 첫 승은 쐐기였다. 오원석의 날갯짓은 이제 막 시작됐다.
인천|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