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의 두 번째 ‘교수’ 설린저, 파이널에 닿을 수 있을까.

입력 2021-04-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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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 제러드 설린저. 스포츠동아DB

안양 KGC 제러드 설린저(29·204㎝)가 국내남자프로농구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보스턴 셀틱스에서 주전으로 뛴 경력을 자랑하는 그는 KBL 무대 입성 이후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기량으로 보는 이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천부적 농구 센스를 바탕으로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10경기에선 평균 26.3점·11.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상대의 집중견제에도 여유 있게 대처하는 모습을 본 팬들은 ‘설교수’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한 수 위의 기량으로 상대를 가르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설린저에 앞서 안양에는 ‘교수’ 수식어를 가진 선수가 있었다. KGC의 전신 SBS와 KT&G 소속이었던 단테 존스(은퇴)다. 2004~2005시즌 조 번(은퇴)의 대체 선수로 SBS에 합류한 존스는 압도적 운동능력과 득점력을 뽐내며 리그의 지배자로 군림했다. 팬들은 ‘단교수’로 불렀다. 그의 합류 이후 SBS는 15연승(당시 프로농구 최다연승)을 달리며 단숨에 우승 후보로 거듭났다. 존스는 정규리그 16경기에서 평균 29.4점·12.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단교수’의 SBS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에는 실패했다. 존스는 4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서 전주 KCC의 집요한 수비전략에 약점을 드러냈다. 오른쪽으로만 공격하는 성향이 간파되면서 정규리그와 같은 지배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안양에 나타난 2번째 교수인 ‘설교수’는 일단 1차 관문인 부산 KT와 6강 PO에선 여전한 위력을 과시했다. 3경기 평균 28.0점·10.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KGC는 3연승으로 가볍게 4강 PO에 올랐다. 설린저는 22일부터 시작되는 4강 PO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만난다. 올 시즌 최고선수로 평가받는 숀 롱(27·206㎝)은 물론 ‘만수’ 유재학 감독(58)이 준비한 수비전략에도 맞서야 한다. 그가 KGC를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면서 ‘단교수’를 넘어 안양 연고 최고의 ‘농구교수’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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