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으로 만난 과거의 동지’ 홍명보-박건하, 첫 만남은 박건하의 수원 완승

입력 2021-04-18 16: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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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홍명보 감독(왼쪽), 수원 박건하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과거의 영광을 함께한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재회했다.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52)과 수원 삼성 박건하 감독(50)의 맞대결 이야기다.


울산과 수원은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1’ 10라운드 경기를 펼쳤다. 두 팀의 대결은 홍 감독과 박 감독의 만남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두 살 터울의 홍 감독과 박 감독은 과거의 영광을 함께한 각별한 사이다. 둘은 2012년 런던올림픽 대표팀에서 감독(홍명보)과 코치(박건하)로 손발을 맞췄다. 당시 올림픽대표팀은 동메달을 차지하며 한국축구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이 영광을 기반으로 2014년에는 국가대표팀 감독과 코치로 브라질월드컵에까지 동반 출전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선 1무2패로 기대이하의 성적 속에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홍 감독과 박 감독은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맡는 동안 이처럼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둘은 이후 각자의 길을 걸었지만, 줄곧 가깝게 지냈다. 지난해 시즌 막판 수원 사령탑이 된 박 감독은 홍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자주 표시했다.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활동해온 홍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을 이끌게 되면서 둘은 ‘감독 대 감독’으로 마주치게 됐다. 첫 맞대결을 하루 앞둔 17일 홍 감독과 박 감독은 전화통화로 선전을 다짐하기도 했다.


첫 맞대결의 승자는 박 감독이 이끄는 수원이었다. 전반 13분 김건희의 선제골로 앞서나간 수원은 후반 1분 강현묵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으로 추가골을 얻었다. 이는 강현묵의 프로 데뷔 골이기도 했다. 수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기세를 더 올렸다. 후반 24분 정상빈이 강현묵의 패스를 받아 쐐기골을 터트렸다. 개막 이후 9경기에서 불과 6실점만 기록했던 울산의 수비벽을 완전히 허물어트리는 골이었다.


수원은 수비에서 11개의 유효슈팅을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공수에서 울산을 압도하면서 지난달 17일 포항 스틸러스전(3-0 승) 이후 한 달여 만에 값진 승리를 챙겼다. 반면 울산은 3연승에서 멈춰 섰다.


경기 후 박 감독은 “그동안 승리가 없었는데 선수들이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이겼다. 최선을 다해서 뛴 선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리고 싶다. 홍 감독님이 패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팀을 잘 만들어가고 있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지 않았을까 싶다. 전화통화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패장이 된 홍 감독은 “수원이 좋은 경기를 했다. 우리가 모든 상황에서 앞서는 경기를 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수원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수원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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