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피플] 에이프릴vs이현주 결국 본인 등판…예견된 파국 (종합)

입력 2021-04-18 19: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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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왕따설 최초 폭로 두 달째 갈등 ing
이현주vs김채원-양예나 SNS에 직접 글 남겨
DSP미디어, 에이프릴 입장만 대변 “법적절차”
그룹 에이프릴과 전 멤버 이현주의 갈등이 결국 파국을 맞았다. 논란의 당사자들이 직접 등판하면서 서로 피해를 주장하며 진흙탕 싸움에서 함께 허우적대고 있다.

시작은 이현주의 친동생의 폭로글이었다. 그의 동생은 지난 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현주가 에이프릴에서 괴롭힘과 왕따를 당다고 폭로했다. 이로 인해 공황장애와 호흡곤란 등을 겪었으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동생에 이어 이현주의 친구도 나서서 폭로에 동참했다. 이현주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당시 에이프릴의 모든 멤버(채경, 레이첼 제외)가 이현주를 왕따시켰고 방관자는 없었다”고 폭로했다.

이현주는 그룹 탈퇴 후에도 에이프릴과 같은 소속사 DSP미디어에 소속돼 있는 상황. 묵묵부답하던 DSP미디어는 다음날 오후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소속사가 밝힌 원인 제공자는 이현주였고 멤버들과 마찰이 커지면서 본인 의사로 팀을 탈퇴하게 됐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회사의 만류에도 이현주 본인이 탈퇴를 원했다며 “이현주 양과 에이프릴 멤버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 것에 대해 당사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속사는 이후 이현주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다고 강조했다.

에이프릴과 이현주의 동료들도 나서서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DSP미디어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에이젝스 윤영은 에이프릴 멤버들을 옹호하며 “이현주 때문에 우리 애들 너무 불쌍하다”고 말했다. 에이젝스 승진은 양측이 오해로 인해 상처받아 안타깝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현주와 프로젝트 그룹 유니티로 인연을 맺은 윤조는 “많이 힘들겠지만 (이현주가) 잘 이겨낼 거라고 믿는다. 그러니 더는 괴롭히지 마시라. 당사자 말고 그 고통을 아는 사람은 없는 거니까 아는 척 하면서 쓸데없는 관심으로 괴롭히는 사람들. 그만하시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3일 DSP미디어는 “이현주뿐 아니라 이현주의 가족 및 지인임을 주장하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게재한 모든 이들에 대해 민-형사상의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공식입장에 이현주의 입장은 단 한 번도 대변하지 않았던 DSP미디어가 결국 아티스트 보호의 의무마저 저버린 것. DSP미디어의 악수는 에이프릴에 대한 대중의 반발심만 자극했고 에이프릴은 방송과 광고에서 줄줄이 퇴출당했다.


그리고 약 한 달 반이 지난 오늘(18일) 이현주가 입을 열었다. 본인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논란 이후 처음이다.

이현주는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무서워서 많이 망설였지만 나를 위해 용기를 내준 분들과 응원해 주시는 분들을 위해 이제라도 용기를 내야할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적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데뷔를 준비한 2014년부터 팀을 탈퇴한 2016년까지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회사에 호소했지만 괴롭힘은 더욱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부에 공개된 내용들은 극히 일부일 뿐”이라며 “그 3년 동안 꾸준히 폭행과 폭언, 희롱, 욕설과 인신공격에 시달려야 했고, 그 중에서도 특히 내 소중한 할머니, 엄마, 아빠, 동생에 대한 인신공격과 근거 없는 모욕은 견디기 고통스러웠다. 회사는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방관하였을 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나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아무 것도, 일말의 미안함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회사가 강요한 이유로 팀을 탈퇴했다고 반박하면서 “현재 회사를 통한 모든 활동은 중단되었고, 나에게 들어온 새로운 일조차 저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무산되고 있다. 회사는 전속계약도 해지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제 나는 내 자신과 가족, 지인들을 지키기 위해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으려 한다. 회사의 형사고소에 대해서도 나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과 함께 대응해 나가겠다”고 적극 대응을 알렸다.


2시간 후 에이프릴 김채원과 양예나도 반박 글을 게재했다. 에이프릴 멤버 본인이 등판 것 또한 처음이다.

김채원은 “단 한 번도 일부러 멤버 사이를 이간질 한 적이 없다. 특히나 몸과 멘탈이 약한 현주를 더욱 신경 써서 챙겼다. 현주와는 어머님끼리 연락을 주고받으실 정도로 2014년도 데뷔 전부터 데뷔 후까지 모두 가깝게 지냈던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된 증거는 가지고 있다. 현주도 양심이 있다면 이를 기억할 것이라 생각하고, 진실은 곧 밝혀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예나는 “그 멤버(이현주)가 우리를 항상 밀어낸다고 느꼈다”며 “모두에게 일어난 일에서 본인만을 피해자로 생각하고 우연한 상황에서마저 우리를 가해자로 대했다. 본인이 멤버들을 믿어주지 않는 이상 저희의 갖은 노력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점점 통감했다. 일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감과 공포감을 감당하는 건 항상 우리 몫이었다”며 억울해했다.

이와 관련해 DSP미디어도 공식입장을 재차 배포했다. 이들은 이날 “해당 게시글에 언급된 내용은 객관적 사실과는 전혀 다른 일방적이고, 왜곡된 주장일 뿐”이라고 에이프릴 멤버들의 뜻과 함께했다. 이들은 “에이프릴을 탈퇴한 지 5년이 지난 후에 이현주 씨와 그 측근들이, 오랜 기간 동안 어려움을 겪으며 함께 노력해 온 에이프릴 멤버들과 소속사에 대하여 저지른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멤버들과 회사는 이미 감내하기 힘든 정신적 고통과 유무형의 손실을 입었다”며 “모든 진실과 언급된 멤버들의 억울함은 현재 진행 중인 법적절차를 통해서 곧 밝혀질 것”이라고 전했다. DSP미디어가 강조한 ‘억울한’ 멤버에 이현주는 없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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