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와 재미 동시에…‘커머스 예능’이 뜬다

입력 2021-04-1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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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판매 예능’의 시대다. SBS ‘맛남의 광장’과 채널A ‘산지직송 프로젝트, 무작정 커머스’(사진)가 전국 각지의 특산물들을 시청자에게 소개하고 직접 판매까지 하면서 공감과 재미를 동시에 얻고 있다. 사진제공|채널A

소비자-판매자 연결고리가 된 예능 프로그램

채널A ‘무작정 커머스’ 내달 첫방
‘맛남의 광장’ 지방 농수산물 공유
‘폐업요정’ 위기의 소상공인과 윈윈
“눈으로 보니까 더 믿을 만하죠?”

14일 오후 전남 무안의 갯벌. 채널A 예능프로그램 ‘산지직송 프로젝트, 무작정 커머스’(무작정 커머스)의 이휘재·신봉선·홍수아·문수인 등이 인터넷 쇼핑몰 라이브 방송 전원을 켰다. 무안의 특산물 양파즙과 장어를 시청자에게 직접 ‘팔기’ 위해서다.

5월 첫 방송할 예정인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은 농수산업 부흥의 의지를 드러낸다. 상품의 신선함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양파밭을 둘러보고, 펄떡펄떡 뛰는 장어를 손으로 잡아 보여준다. 카메라가 낯선 생산자가 연예인들과 어울려 홍보 구호를 외치고, 무안군 홍보대사인 트로트가수 강태관이 깜짝 등장해 노래 한 소절을 시원하게 뽑아내기도 한다.

SBS ‘맛남의 광장’. 사진제공|SBS



“공익성과 재미 모두 잡는 포맷”

소비자와 판매자를 직접 연결하는 예능프로그램은 또 있다. 현재 방영 중인 SBS ‘맛남의 광장’은 요리연구가 백종원을 내세워 지방의 농수산물을 이용한 요리 방법을 공유하고, SNS로 홍보·판매한다. 5월부터 방송하는 MBC ‘심폐소생 프로젝트-폐업요정’은 폐업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들을 위해 연예인들이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프로그램이다.

모두 ‘착한 소비’를 주제로 독특한 재미와 공익성을 내세우고 있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특산물을 홍보하는 동시에 생산자들에게 새로운 판로를 제공한다. ‘무작정 커머스’를 연출하는 홍은영 PD는 18일 “농어업 종사자 대부분이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라 온라인 판매는 시도조차 못하는 현실”이라며 “프로그램과 협업하는 인터넷 쇼핑몰 홈페이지에 6개월간 상품을 올려 판로를 열어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자체를 비롯해 편의점, 백화점, 온라인 판매 사이트 등으로부터 협조 및 협찬을 받기도 한다. ‘맛남의 광장’은 충남 예산의 사과를 이용한 애플파이, 전남 오리고기로 만든 훈제오리 도시락 등을 편의점 브랜드와 손잡고 생산해 완판 했다.

‘간접광고’ 위험은 숙제
다만 자칫 과한 간접광고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는 각 제작진이 풀어야 할 숙제다. 실제로 ‘맛남의 광장’은 지난해 9월 전남 완도의 다시마를 재료 삼은 라면을 계속 노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간접광고 상품에 부적절한 광고 효과를 줬다”며 ‘권고’를 받았다.

한 예능프로그램 PD는 “방심위도 농수산물이나 소상공인 상품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공익적 취지를 감안하는 추세”라면서도 “관련 기획이 방송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상황이지만 아직은 심의 과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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