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사커] ‘최상의 조’라지만…손흥민이 뛰고도 리우올림픽 때 온두라스에 졌다

입력 2021-04-22 16: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2020도쿄올림픽 남자축구의 조 편성이 확정되자 환호가 쏟아졌다. 최상의 결과라는 반응들이다. 벌써부터 메달 색깔을 논할 정도로 분위기는 고조됐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대표팀은 뉴질랜드, 루마니아, 온두라스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이는 조 추첨을 앞두고 예상하는 ‘최상·최악 시나리오’ 중 최상의 대진으로 여겨진다. 월드컵이건 올림픽이건 조 편성 때마다 ‘죽음의 조’에 익숙했던 한국축구가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 조 편성은 대륙별 안배로 이뤄지는데, 이번엔 해볼만한 상대들로만 짜여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실제로 9회 연속(통산 11회) 올림픽 본선에 오른 한국은 연령별 상대전적에서 3개국에 앞서 있다. 23세 이하(U-23) 대표팀 간 대결에서 뉴질랜드엔 3전 전승이다. 온두라스와는 2승1무1패고, 루마니아와는 대결 경험이 없다. 성인대표팀의 잣대이긴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4월 랭킹에서 39위의 한국은 루마니아(43위) 온두라스(67위) 뉴질랜드(122위)보다 우위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이보다 더 좋은 대진을 만들긴 힘들 듯하다. 물론 상대국의 생각도 비슷할 것이다. 한국을 만난 그들 입장에서도 해볼만하다는 평가를 내렸을 법하다.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온두라스에 패한 경험이다. 우리는 2016리우올림픽 8강에서 온두라스에 0-1로 졌다.

당시 신태용 감독이 이끈 올림픽팀은 2012년 런던 대회 동메달을 넘어서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쳤다. 멤버도 화려했다.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황희찬(라이프치히) 권창훈(프라이부르크) 등이 주축을 이뤘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피지(8-0 승), 멕시코(1-0 승)를 물리치고 독일과 3-3으로 비기며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상대는 온두라스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압도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상대 골문을 쉽게 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초반 상대 역습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후 온두라스의 충격적인 ‘침대 축구’가 펼쳐졌다. 그들은 스치기만 해도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한명도 부족해 여러 명이 한꺼번에 넘어지며 경기를 지연했다. 중동의 침대축구는 저리 가라였다. 온두라스의 작전에 말린 한국은 8강에서 멈췄다. 에이스 손흥민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라운드에 엎드린 채 엉엉 울었다. 그는 “득점 기회를 놓쳤고, 경기를 망친 것 같아 너무 죄송하다”며 흐느꼈다.

이번에 만나는 온두라스는 북중미 최종예선에서 미국을 2-1로 꺾었다. 북중미에선 멕시코와 함께 본선 무대에 오른 만만치 않은 상대다. 우리는 리우올림픽의 뼈아픈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 또 루마니아와 뉴질랜드도 얕봐선 곤란하다. 언제든 복병이 될 수 있다. 김학범 감독은 “우리보다 약한 팀은 없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편 한국은 7월 22일 오후 5시 뉴질랜드와 B조 1차전, 25일 오후 8시 루마니아와 2차전(이상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을 펼치고, 온두라스와 최종전은 28일 오후 5시 30분 요코하마국립경기장에서 열린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