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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병규. 스포츠동아DB
이병규는 22일까지 13경기에 출장했다. 팀이 16경기를 치렀으니 출장경기의 비중은 크지만, 선발출장은 단 한 차례(16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3타수 1안타)뿐이다. 12경기에 대타로 출전했다. 대타로 나선 12타석에선 2안타 3볼넷을 골라냈다. 출루 후에는 곧장 대주자로 교체된다. 절반 수준의 성공률을 지닌 대타 카드가 벤치에 있는 셈이니 허문회 감독도 꼭 필요한 순간 이병규를 택한다.
대타 자원들은 실패가 본전으로 여겨진다. 경기 내내 덕아웃에 있다가 빠른 공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 시즌 이병규의 성적은 표본이 적어도 놀라운 수준이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병규는 “투수와 승부는 결국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한다. 50%의 확률이다. 그래서 ‘삼진은 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삼진을 당하지 않기 위해선 적극적 타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병규의 생각은 반대다. 대타로 나설 때 ‘자기 공’이 아니면 초구를 치지 않는다. 이병규는 “소중한 한 타석을 허무하게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루틴이 더해졌다. 수비이닝이 끝날 때마다 이대호와 함께 가장 먼저 들어오는 동료들을 반긴다. 이대호가 먼저 제안했고 이병규도 선뜻 동참했다. 이병규는 “며칠 동안 파이팅을 많이 외쳐서 목이 다 쉬었다”고 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한 타석, 3분 남짓의 시간을 위해 하루를 준비하는 사나이. 목이 쉰 이병규의 일과는 바쁘지 않은 듯해도, 오직 팀 승리에 보탬이 되기 위해 언제나 분주하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