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나리’ 윤여정 여우조연상…韓 영화 새 역사 썼다 (제93회 아카데미)

입력 2021-04-26 12: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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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미나리’ 윤여정 여우조연상…韓 영화 새 역사 썼다 (제93회 아카데미)

배우 윤여정(73)이 오스카를 사로잡았다.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에서 연기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26일(한국 기준)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유니언스테이션과 돌비 극장에서 진행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이날 시상식에는 여우조연상 후보 윤여정과 출연 배우 한예리 등 ‘미나리’ 팀이 모두 모인 가운데 ‘미나리’ 팀의 수상 가능성에 기대를 높였다. ‘미나리’는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윤여정은 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인터뷰에서 “한국 배우로서 처음으로 오스카 연기상 후보에 올랐고, 한국인이자 아시아 여성으로서 우리에게 매우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당연히 우리는 무척 흥분되지만 나에게는 정말 신나면서도 무척 이상한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윤여정은 실로 대한민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아카데미의 여우조연상의 주인공으로 호명된 윤여정은 시상자이자 ‘미나리’ 제작자 브래드 피트를 향해 “드디어 만나서 영광이다. 감사하다. 영화 찍을 때 어디 계셨나”라고 농담해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그는 “한국에서 온 윤여정이다. 많은 분이 내 이름을 ‘여여’나 ‘정’이라고 하더라. 용서해드리겠다”며 “아시아권에서 살면서 서양 방송을 많이 봤는데 늘 직접 이 자리에 오게 되다니 믿을 수가 없다. 나를 투표해준 아카데미 관계자분들과 우리 ‘미나리’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 우리 모두 영화를 찍으면서 가족이 됐다. 무엇보다 감독님이 없었다면 내가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여정은 “나는 경쟁을 믿지는 않는다. (함께 후보에 오른) 글렌 클로즈 등 내가 언제 이런 대배우와 경쟁하겠냐. 글렌 클로즈의 훌륭한 연기를 많이 봐왔다. 내가 수상한 건 운이 좋았을 뿐인 것 같다”고 후보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일하러 나가라고 잔소리한 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가족에게 영광을 돌리면서 첫 영화 ‘화녀’(1971)를 함께한 김기영 감독도 언급했다.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나의 첫 영화를 함께한, 나의 첫 감독님이었다. 살아계셨다면 굉장히 행복해하셨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미나리’ 팀에서는 윤여정이 유일하게 수상했다. 스티븐 연도 남우주연상 후보로 선정됐으나 수상의 영광은 ‘더 파더’ 안소니 홉킨스에게 돌아갔다. 여우주연상은 ‘노매드랜드’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차지했다. ‘노매드랜드’는 여우주연상과 더불어 작품상과 감독상까지 휩쓸며 3관왕으로 다관왕에 등극했다. 남우조연상은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다니엘 칼루야 품에 안겼다.

나머지는 고르게 분배됐다. ‘더 파더’는 각색상을, ‘사운드 오브 메탈’은 음향상과 편집상을 수상했다. 미술상과 촬영상은 ‘맹크’가 받았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는 의상상과 분장상을, ‘테넷’은 시각효과상을 차지했다. ‘소울’은 음악상과 장편애니메이션상 수상작이 됐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작품상=‘노매드랜드’ 클리오 자오
▲감독상=‘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
▲여우주연상=‘노매드랜드’ 프란시스 맥도맨드
▲남우주연상=‘더 파더’ 안소니 홉킨스
▲여우조연상=‘미나리’ 윤여정
▲남우조연상=‘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다니엘 칼루야
▲각색상=‘더 파더’ 플로리안 젤러 外
▲각본상=‘프라미싱 영 우먼’ 에머랄드 펜넬
▲음향상=‘사운드 오브 메탈’ 니콜라스 베커 外
▲주제가상=‘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Fight For You'
▲음악상=‘소울’ 트렌트 레즈너 外
▲미술상=‘맹크’ 도널드 그레이엄 버트 外
▲편집상=‘사운드 오브 메탈’ 미켈 E.G. 나일슨
▲촬영상=‘맹크’ 에릭 메세츠미트
▲의상상=‘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앤 로스
▲분장상=‘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세르지오 로페즈-리베라 外
▲시각효과상=‘테넷’ 앤드류 잭슨 外
▲국제장편영화상=‘어나더 라운드’ 토마스 빈터베르그
▲장편애니메이션상=‘소울’ 피트 닥터
▲단편애니메이션상=‘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사랑해’ 윌 맥코맥 外
▲장편다큐멘터리상=‘마이 옥토퍼스 티처’ 제임스 리드 外
▲단편다큐멘터리상=‘콜레트’ 안소니 지아치노
▲단편영화상=‘투 디스턴트 스트레인저스’ 트라본 프리 外
▲진 허숄트 박애상=밥 비쳐, 타일러 페리 外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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