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증시에 영향 적어”…개미들은 우려 증가

입력 2021-04-26 17: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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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일 공매도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으로 제한해 재개되는 가운데 향후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동학개미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은 코스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3220.70으로 마감한 2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제공|KB국민은행

5월 3일 공매도 부분 재개
코스피200·코스닥150 제한 재개
동학개미들, 국내 증시 조정 우려
전문가들 “주식하락 요인 부정확”
개인공매도 확대, 투자 신중해야
5월 3일 공매도 부분 재개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동학개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일반투자가 향후 주가가 상승할 종목을 선정해야 한다면, 공매도 투자는 향후 주가가 하락할 종목을 선정해야 이익을 볼 수 있다.

공매도 부분 재개, 주가 변동에 영향 미칠까

금융당국은 지난해 3월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폭락 장세가 이어지자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고, 5월 3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으로 제한해 재개할 예정이다. 코스피200 구성종목은 코스피 전체 종목 수(917개)의 22%, 전체 시가총액(2060조 원)의 88%를 차지한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등이 포진해 있다. 코스닥150 구성종목은 코스닥 전체 종목 수(1470개)의 10%, 전체 시가총액(392조 원)의 50%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에이치엘비 등이 꼽힌다. 이들 외 나머지 종목의 공매도 재개 여부는 이후 시장 상황과 반응 등을 고려해 추후 결정할 계획이다.

공매도 부분 재개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이 관전포인트다. 지난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의 주식 매도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동학개미운동’을 통해 증시의 큰 축으로 성장한 동학개미들은 공매도 재개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야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인 만큼 공매도 재개의 경우 급반등한 국내 증시가 조정을 겪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동학개미들이 공매도 부분 재개 시점을 앞두고 주식 비중을 낮추거나 투자하지 않고 관망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지수 상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공매도 금지 기간이 1년 이상으로 길었고, 지난 1년 간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공매도 수요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이번 공매도 재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글로벌 경제 위기인 2008년 10월 1일~2009년 5월 31일, 유럽 재정 위기에 증시가 출렁였던 2011년 8월 10일~11월 9일 공매도 금지 이후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공매도 재개와 주가 하락의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 목소리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공매도 유무를 떠나서 지수 선물의 매수와 매도의 거래가 상시 일어나고 있기에 공매도가 재개된다고 해도 주식시장의 부담요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개인대주제 시행, 변수되나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기회 확대를 위한 개인대주제 시행도 눈에 띈다. 주식 매매거래를 위해 개인투자자에게 매도증권을 대여해 주는 것으로 개미들이 주식을 차입해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될 예정이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주식차입이 어려웠던 측면에서 공매도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온 것에 대한 대안책으로 마련했다.

공매도 투자경험이 없는 신규투자자들은 온라인을 통한 1시간가량의 사전교육(금융투자교육원)과 차입-매도-매수-상환의 실제 투자절차를 반영한 모의투자(거래소)를 미리 이수하면 공매도 거래가 가능하다. 초기 투자한도는 3000만 원까지, 최근 2년 내 공매도 횟수 5차례 이상이고 누적차입규모 5000만 원 이상일 경우 7000만 원까지 설정한다. 공매도 투자경험이 2년 이상이거나 개인 전문투자자에 대해서는 차입한도를 두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개인 공매도 허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개인은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정보력이나 경험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에 개인의 공매도 자체가 위험 요소를 떠안게 될 우려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경수 연구원은 “개인투자자의 경우 공매도 경험이 부족한 만큼 불리한 측면이 있다”며 “그런 면에서 개인대주제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새로운 공매도 수요를 창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공매도는 손실범위가 무한대”라며 “손실이 투자원금으로 제한되는 일반 매수보다 위험이 더 큰 투자임을 인지해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전략이다. 주로 초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데 사용되는 기법이다. 향후 주가가 떨어지면 해당 주식을 싼 값에 사 결제일 안에 대여자에게 돌려주는 방법으로 시세차익을 챙긴다.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반면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고 불공정거래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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