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3세마 경주서 유래된 ‘더비’…美경마 첫 사용 ‘트리플크라운’

입력 2021-05-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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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주 ‘엡섬더비’를 그린 화가 테오도르 제리코의 1821년 작품. 1789년 영국의 더비 백작이 개최한 엡섬더비는 현대 스포츠에 ‘더비’라는 용어를 남겼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경마에서 유래된 스포츠용어들
‘잠실 더비’, ‘맨체스터 더비’….

‘더비’는 가까운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두 팀간의 라이벌 경기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에겐 잠실 서울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프로야구팀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간의 맞대결인 ‘잠실 더비’가 익숙하다.

사실 더비 매치는 경마에서 비롯됐다. 경마는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역사 덕에 현대 스포츠에도 많은 흔적을 남기고 있다. 경마에서 비롯된 스포츠용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더비’의 기원은 경마, ‘트리플크라운’은?
1789년 영국의 더비 백작이 3세마들을 모아 대결시키는 경주를 기획했고, 엡섬다운스 경마장에서 첫 더비경주가 개최됐다. 이는 오늘날까지 ‘엡섬더비’로 불리고 있다. 연령 제한이 있기에 경주마에게는 딱 한 번밖에 우승의 기회가 없어 경마팬들의 인기를 모았고, 최고의 경주로 부상했다. 실제로 영국의 엡섬더비는 1·2차 세계대전 중에서도 멈추지 않았을 만큼 영국인의 자부심이 담긴 대회다.

미국은 켄터키더비와 관련해 ‘트리플크라운’이라는 단어도 만들어냈다. 한 경주마가 켄터키더비와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벨몬트 스테이크스 세 경주를 모두 우승하면 트리플크라운의 영광을 안게 된다. 이는 1930년 미국의 경주마인 갤런트 폭스가 세 경주에서 모두 우승하고 그의 자마 오마하가 또다시 1935년 세 경주를 싹쓸이하자 한 스포츠기자가 이를 ‘트리플크라운’이라고 기술한 데서 시작됐다.

경기 시즌 내내 1등을 차지하며 우승하는 것을 ‘와이어투와이어(wire-to-wire)’라고 한다. 특히 골프에서 많이 사용되는 용어로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선두를 내주지 않고 우승하는 것을 뜻한다. 와이어투와이어의 유래는 1700년대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마 경기에서 우승자를 판별하기 위해 출발선과 결승선에 철사(wire)를 설치했다고 한다. 1등으로 달린 말이 가장 먼저 이 철사를 끊게 되기 때문에 ‘출발선의 철사에서부터 결승선의 철사까지(wire to wire)’ 1등을 지켰다는 의미다.

상대선수의 실격 또는 부상으로 인한 기권승을 ‘워크오버’라고 부른다. W/O라고 표기하기도 하는데 부상으로 인한 기권이 잦은 테니스에서는 흔하게 쓰이며, 축구나 농구경기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이 역시 경마에서 유래됐다. 경마경주에서는 단 한 마리만이 남더라도 코스를 완주해야 한다. 끝까지 경주로를 걸어야하기에 이 규정을 워크오버라고 부른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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