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송중기 “‘빈센조’, ‘태후’ 이상…이젠 베풀고 싶다”

입력 2021-06-0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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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과 오롯이 소통하는 작품을 만나는 것은 배우로서 기쁜 일이다.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극본 박재범, 연출 김희원)를 만난 송중기가 그렇다. 송중기는 ‘빈센조’를 만난 이전과 이후로 자신 연기 인생을 재평가한다. 그만큼 작품이 안겨준 기쁨은 크고 특별하다.


“‘빈센조’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요. 다른 작품을 떠나보낼 때보다 헤어짐이 더 쉽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있게 촬여헀고, ‘빈센조’라는 작품에 오롯이 스며들었어요. 다른 배우, 스태프 모두 같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해요. 마지막 방송에서 ‘끝’이라는 자막이 나올 때 눈물이 왈칵 나더라고요. 너무 사랑했는데 어쩔 수 없는 헤어지는 연인이라고 해야 할까요. ‘빈센조’는 제게 헤어지는 연인 같은 작품이에요.”

‘빈센조’를 향한 송중기 애정이 각별하다. 다만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다르다. 자신 부족함을 자신이 알기에 그 부분이 드러날 때 송중기는 민망하다. “작품에 대해서는 만족하지만, 제 연기에 대해 ‘만족’이라는 단어를 꺼낼 수 없을 것 같아요. ‘케미스트리’라는 연기 호흡, 촬영 현장 호흡에서는 굉장히 만족해요. 제 연기만 놓고 봤을 때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제 부족함을 저 스스로 알거든요. 그래서 연기라는 포인트에 있어서는 만족이라는 말을 꺼내고 싶지 않아요.”

송중기는 연기에 불만족은 긍정적인 여유로움으로 극복한 듯하다. ‘빈센조’에서는 그동안의 굴레에서 벗어나 마음껏 연기를 펼쳤다고. “작품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던 것은 ‘빈센조’가 처음이에요. 긍정적인 여유로움을 얻었다고 해야 할까요. 제가 촬영장에서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연기할 수 있는 상황을 (제작진과 배우들, 스태프가) 만들어줬어요. 캐릭터 이름이 타이틀(드라마 제목)이라 부담감을 가져야 하는데, 전형 그렇지 않은 현장이었어요. ‘빈센조’는 여러모로 제게 선물 같은 작품입니다. 제게 작품에서 마음껏 연기하며 놀 수 있도록 여유로움을 선물했어요.”



극 중 송중기가 연기하는 빈센조 까사노는 이탈리아 마피아 출신 변호사다. 냉철하고 진지하고 진중하지만, 때로는 엉성한 매력을 보여준다. 박재범 작가 특유의 블랙 코미디가 녹아든 캐릭터다. 이런 부분은 송중기가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작가님 특유의 코미디를 존경해요. 연기하면서 느낀 것인데, 제 생각에 가장 어려운 장르는 코미디가 아닌가 싶어요. 이런 어려운 장르를 선택한 박재범 작가님과 이를 연출하겠다고 나선 김희원 감독에게 박수 치고 싶어요. 그리고 이런 장르를 택하고 연기하는 저 자신, ‘배우 송중기’에게도 박수 칠래요. (웃음)”

너스레와 돌직구를 넘다든다. 송중기는 자신을 표현하고 어떤 주제를 이야기하는데 있어 거침없다.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직설적이다. ‘아스달 연대기’에 대한 평가부터 ‘빈센조’ 시즌2 제작 여부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드러낸다.

“워낙 기대작이라 시청자 평가는 상대적으로 박했지만, ‘아스달 연대기’는 제게 소중한 작품이에요. 시즌2 제작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말할 부분이 아닌 것 같아요. ‘빈센조’ 시즌2도 마찬가지예요.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내부적으로 아직 나온 이야기가 없다고 들었어요. 다만 배우 입장에서 ‘빈센즈’ 시즌2는 없을 것 같아요. 박수칠 때 떠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창작은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기에 시즌2로 그 영광을 이어가기는 어렵지 않을까 해요.”

송중기는 대외비라는 명목으로 방송사와 제작사가 함구한 ‘빈센조’ PPL(Product PLacement·간접 광고) 논란도 ‘필터링’ 없이 과감하게 이야기한다.


“논란 당시에는 촬영이 한창이라 본업에 충실하고자 특별한 업급(입장)을 하지 않았아요. 제가 그 문제를 언급할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많은 분이 제 입장에 대해 궁금해하기에 이렇게 제 입장을 전해요. 드라마와 관련해 논란된 상황이 사실이고,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청자들이 존재하기에 주연 배우로서 죄송합니다.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도리이고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 내부적으로 충실히 하고자 했으나, 작품 외적으로 논란이 있었어요. 시청자들에게 좋은 모습, 예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아쉬움이 있었죠. PPL 논란 부분은 주연 배우로서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자체 최고시청률 14.636%(20회·닐슨 코리아·유료플랫폼·전국기준)를 기록한 ‘빈센조’는 tvN 효자 콘텐츠다. 체감 시청률은 30~40% 이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렇다면 송중기가 느낀 체감 시청률은 어느 정도일까.

“‘빈센조’ 체감 시청률은 높아요. ‘태양의 후예’ 이상이라고 생각해요. 시청률이라는 단어와 수치로 설명이 안 될 정도예요. 작품으로 저에게 주는 만족감도 포함해야 해요. 굳이 수치로 따지자면 40% 이상, 49%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제 필모그래피 기준으로도 체감 최고시청률이 아닌가 싶어요. 정말 ‘빈센조’를 통해 얻은 게 많아요. 자신감, 자존감, 여유로움, 위로, 용기를 얻었어요. 배우 송중기로서 작품에 대한 확신을, 인간 송중기로서 좋아하는 것에 대한 과감한 도전 정신을 얻었어요.”

선택과 확신을 얻은 송중기는 30대를 마무리하고 40대를 준비하면서 나눔을 고민한다. “전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꿈꿨던 것을 다 이뤘어요. 그래서 무미건조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큰 욕심이 없어요. 굳이 목표하는 바를 이야기하자면, 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하는 배우 송중기가 됐으면 해요. 인간 송중기로서는 많이 여유로워졌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남을 돕고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해요. 아직 방법적으로 누군가를 돕고 베푸는 데 익숙하지 않아요. 선한 영향력을 갖춘 사람이 되고 싶어요.”


‘빈센조’를 향한 마음을 뒤로하고 송중기는 바쁜 행보를 이어간다. 영화 ‘보고타’ 일정을 올해 마무리한다. 안방 복귀작도 검토 중이다. JTBC 새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 연출 정대윤)이 그 것. (2021.05.27 동아닷컴 단독 보도) 연기와 작품에 미쳐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송중기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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