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리포트] ‘입단 8년째에 1군 데뷔’ 삼성 구준범의 혹독했던 신고식

입력 2021-06-02 2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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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준범.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좌완투수 구준범(26)이 입단 8년째에 꿈에 그리던 1군 데뷔전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했다.

구준범은 2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선발등판해 2이닝 동안 2안타 3볼넷 1삼진 5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최고구속 138㎞의 직구(22개)와 체인지업(13개), 슬라이더(6개), 커브(2개)를 섞어 총 43구를 던졌으나, 스트라이크(20개)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구준범이 데뷔전을 치른 배경은 원태인의 휴식이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1일 “원태인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로테이션을 한 번 걸러야 한다. 그 순번에 임시로 선발투수가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선택받은 투수가 바로 구준범이었다. 데뷔 8년째에 처음 오른 1군 마운드, 그것도 선발이었기에 부담이 없을 리 없었다.

허 감독은 “구준범은 2군에서 계속 잘해왔기에 기회를 줘야 한다. 최대한 길게 갈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또 퓨처스(2군)팀에서 자주 호흡을 맞췄던 포수 권정웅을 선발로 내보내 구준범이 한결 편안한 환경에서 투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구준범의) 능력을 더 끌어내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출발은 무난했다. 1회말 선두타자 오태곤을 시속 122㎞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제이미 로맥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추신수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최정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첫 이닝을 무사히 넘겼다.

문제는 2회였다. 2아웃을 잘 잡고 최지훈을 볼넷, 이재원과 김성현을 각각 사구와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곧바로 오태곤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았다. 곧이어 후속타자 로맥의 솔로홈런까지 터졌다.

가까스로 2회를 마친 구준범은 결국 3회부터 김대우에게 배턴을 넘겼다. 타선이 3-5로 뒤진 4회 역전에 성공한 덕에 패전을 면한 것이 유일한 수확이었다.

인천|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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