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최고속도는?…190km/h로 30분 유지”

입력 2021-06-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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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테슬라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성능을 앞세워 전기차 시장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 아이오닉5·기아 EV6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

아이오닉5, 사전계약 4만대…반응 폭발
최고속도 30분 주행시 배터리 100%→20%
EV6 GT, 400m경주서 페라리 제치고 2위
최고속도 260km/h…테슬라 모델3와 유사
향후 주행거리 늘린 아이오닉5 출시 예정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제작된 전기차가 출시되거나 사전예약을 시작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친환경 전기차 전시회 ‘xEV TREND KOREA 2021’에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전기차를 5년 이내에 구입하겠다는 응답자는 87%로 전년 대비 23%나 높게 나타났다. 전기차 선호도에서는 현대자동차(36%, 534명)가 테슬라(31%, 461명)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고객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아이오닉5의 사전계약은 4만대를 돌파했고, EV6는 단 40일 만에 올해 생산물량을 훨씬 웃도는 3만대를 돌파하며 사전예약을 조기 마감했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오닉5와 EV6 전기차는 과연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제원표에 없는 ‘진짜 얼굴’은 무엇일까.

4일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회원 및 전기·에너지분야 전문지 소속 기자를 대상으로 열린 대한전기협회 ‘친환경 전기차 기술교육 세미나’에서 신덕근 현대차 전기차성능시험1팀 책임연구원이 밝힌 전기차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다.

기아 EV6. 사진제공|기아



아이오닉5, 185km/h 최고 속도로 30분

배터리를 동력으로 사용해 모터만으로 주행하는 전기차는 최고 속도를 유지하며 얼마나 달릴 수 있을까.

먼저 아이오닉5에 대해 살펴보자. 아이오닉5 롱레인지 모델에는 72.6kWh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으며 사륜 합산 최대 출력은 225kW, 최대 토크는 605Nm, 제로백 가속 시간은 5.2초(연구소 측정 결과)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롱레인지 후륜 구동 모델을 기준으로 410∼430km(국내 인증방식으로 측정한 당사 연구소 결과)다.

최고 속도는 얼마나 될까. 출시 행사에서도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이오닉5의 최고 속도는 185∼190km/h 수준이다.

그렇다면 아이오닉5는 이 최고 속도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까. 신덕근 책임연구원은 “30분 이상은 최고 속도로 주행할 수 있게끔 개발되었다”고 말했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풀파워를 내면서 30분을 유지하면 배터리가 100% 완충된 상태에서 약 20%까지 줄어든다. 30분 정도 최고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포르쉐 911 Targa 4, 맥라렌 570S, 페라리 캘리포니아 T 등 쟁쟁한 슈퍼카와 400m 드레그레이스를 중반까지 1위를 달리다 랙라렌에 이어 2위로 골인하며 포르쉐와 페라리에게 굴욕을 안겨 주었던 기아 EV6의 고성능 모델인 EV6 GT는 어떨까.

EV6 GT는 최고출력 584마력과 최대토크 740NM의 동력성능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100km/h 가속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 3.5초에 불과하며, 최고 속도는 260km/h에서 제한되어 있다.

신덕근 현대차 책임연구원이 전기차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덕근 책임연구원은 “EV6 GT의 경우 아이오닉5보다 최고 속도가 약 75km/h 높은 260km다. 고출력이 필요한 만큼 온도 역시 급상승하기 때문에 최고속도로 달렸을 때 5분 이내까지만 최고속도가 가능하도록 세팅했고, 그 이후에는 약 200km 속도로 20∼30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최고속도 260km/h, 제로백 3.3초인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모델 역시 이와 유사한 수준이다. 시속 250∼260kmkm/h로 5분을 달릴 수 있다면 전기차의 성능으로서는 충분하다”며 “그 이상을 개발하는 것은 오버스펙”이라고 설명했다.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가 다른 이유

아이오닉5 롱레인지 모델과 EV6 롱레인지 모델의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가 다른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아이오닉5 롱레인지 모델은 2WD 기준 429km이며, EV6 롱레인지 모델은 510km 이상이 될 예정이다.

신덕근 책임연구원은 “두 차량의 개발 과정에서 주행 가능 거리를 높여야 한다는 이슈가 있었지만, 아이오닉5보다 EV6가 더 나중에 개발되면서 EV6에는 최근 공개된 제네시스 G80 EV 모델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함께 사용하게 되었다. 차이가 발생한 것은 개발 시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오닉5도 향후 EV6와 비슷한 수준의 주행가능 거리를 갖춘 모델이 새로 출시될 예정이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토크와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덧붙였다. 전기차는 최대 토크가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발휘된다. 0km에서부터 이미 최대 토크를 발휘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서 초기 가속 능력은 어떤 내연기관차와도 비교할 수 없이 빠르다. 하지만 정속 출력이 이어지는 중고속 영역에서의 추월 가속감은 내연기관차 대비 약간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설계하기 나름이지만, 차속이 올라갈수록 추월 가속감이 부족해진다. 보통 50∼70km/h 이후다. 토크를 더 높은 RPM까지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큰 출력의 모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적당한 범위에서 최대 토크가 나오는 구간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또 “내연기관 차는 추월 가속을 위한 킥다운 시 변속 딜레이가 있고, 전기차는 없기 때문에 실제로 차고 나가는 추월 가속감은 내연기관차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전기차에 변속기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 연구원은 “모터와 함께 구성된 감속기만으로도 충분한 가감속 효율성이 나오기 때문에, 가성비 측면에서 굳이 무겁고 비싼 변속기를 전기차에 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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