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의 재발견…올림픽대표팀 중원에서 빛났다

입력 2021-06-13 15: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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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올림픽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은 12일 가나와 평가전을 마친 뒤 “순간적인 판단착오로 모든 게 꼬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경기”라고 총평했다. 뜻하지 않았던 ‘퇴장’을 의미했다. 한국은 1-0으로 앞선 전반 38분 김진야(FC서울)가 상대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발목을 밟았고,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레드카드를 꺼냈다.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이상민(서울이랜드)~이승모(포항 스틸러스)~조규성(김천 상무)의 연속골로 3-1로 이겼다.

이날 경기는 승부보다는 최종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개개인에 대한 평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장단점을 직접 메모하며 올림픽 본선 경쟁력을 꼼꼼히 살폈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플레이를 했느냐를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가장 돋보인 존재는 미드필더 김진규(24·부산 아이파크)다. 4-2-3-1 포메이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한 그는 공격전개의 핵심 역할을 하면서 주목 받았다. 특히 탁월한 패스감각이 돋보였다. 군더더기 없는 2대1 패스로 상대의 압박을 벗겨냈고, 동료의 움직임을 읽고 정확한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중원을 함께 책임진 이수빈(포항), 정승원(대구FC)과 호흡도 좋았다.

또 과감해야 할 때는 과감했다. 전반 33분 개인기로 상대 수비 2명을 따돌린 뒤 문전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다. 골대를 살짝 빗나갔지만 상대의 가담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했다. 자신의 능력과 색깔을 충분히 보여준 김진규는 후반 12분 교체돼 나왔다.

그동안 김진규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출전한 그는 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포지션 경쟁을 벌여야 하는 이강인(발렌시아),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백승호(전북 현대), 이동경(울산 현대) 등의 높은 인지도에 묻힐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날은 완전히 달랐다. 자신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김진규는 나이에 비해 프로 경험이 풍부하다. 2015년 개성고(부산)를 졸업하고 부산에 입단한 프로 7년차다. 첫 해부터 주전급으로 뛰었고, 이후 꾸준히 출전하며 중원의 사령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에도 K리그2(2부) 14경기를 소화했다. 또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부산의 주장을 맡고 있다.

김진규의 급부상으로 “모든 선수를 동일선상에 두고 평가 하겠다”던 김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2선 자원이 차고 넘치는 올림픽대표팀에서 김진규가 과연 최종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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