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고(왼쪽)와 대구고가 14일 목동구장에서 펼쳐질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격돌한다. 두 팀 모두 황금사자기에선 우승한 적이 없어 누가 우승컵을 가져갈지 주목된다. 목동|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base@donga.com
강릉고 “김진욱 없이도 해냈다!”
최재호 감독이 이끄는 강릉고는 1975년 창단했고, 지난해 대통령배 우승으로 첫 전국대회 우승의 꿈을 이뤘다. 올해 첫 전국대회인 황금사자기를 제패하며 고교 최강의 반열에 오르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지난해 강릉고는 에이스 김진욱(롯데 자이언츠)의 존재감이 큰 팀이었다. 김진욱이 프로에 진출한 올해는 다소 고전할 것으로 예상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 4경기에서 17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2승을 챙긴 좌완투수 최지민, 공·수를 겸비한 내야수 정준재, 외야수 허인재 등 여럿이 힘을 모아 결승까지 올랐다. 이 같은 조직력은 강릉고의 가장 큰 강점이다.
선수들도 ‘원 팀’의 결속감을 결승 진출의 비결로 꼽았다. 정준재는 “야수들은 어떻게든 실수를 줄이려 하고, 투수들이 실점을 막아내면서 승리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고, 최지민은 “선수들이 다 같이 열심히 한 보람이 있다. 여기까지 올라온 김에 우승까지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대구고 “3번의 아픔은 없다!”
손경호 감독이 지휘하는 대구고는 1976년 창단했다. 황금사자기에선 1983년과 2018년 2차례 결승에 올라 모두 광주일고에 패한 아픔이 있다. 올해는 결코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각오다. 중반까지는 ‘대진운이 좋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준결승에서 강호 경남고를 제압하며 우승 후보의 자격을 인정받았다. 대구고 역시 눈에 띄는 한 명의 선수에 의존하는 야구가 아닌 조직력으로 승부를 거는 팀이다.
이번 대회 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신고하며 12타수 4안타(타율 0.333) 3타점을 기록 중인 외야수 두정민, 투·타에서 두루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우완투수 전영준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전영준은 12일 경남고와 4강전에서 3이닝 1안타 2볼넷 3삼진 무실점으로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투구수가 48구에 불과해 14일 결승에 나서는 데 무리가 없다. 2학년 우완 사이드암 김정운이 투구수 제한에 걸려 결승 등판이 불가능하기에 전영준의 어깨가 그만큼 무겁다. 4경기에서 13타수 7안타(타율 0.538)의 맹타를 휘두른 3루수 이재용은 공격의 첨병으로 기대를 모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