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서 15타점’ LG 홍창기, 불리한 볼카운트까지 극복한 타점 본능

입력 2021-06-15 22: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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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2사 만루에서 LG 홍창기가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LG 트윈스 홍창기(28)가 또다시 만루에서 빛났다.

홍창기는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 1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팀의 4-2 역전승에 앞장섰다. 9회초 만루 찬스에서 상대 마무리투수 조상우를 무너뜨리며 결승타를 책임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홍창기의 타격감은 그리 좋지 않았다. 11~13일 두산 베어스와 3연전에선 10타수 1안타에 그쳤고, 그 직전인 10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3할에 못 미쳤지만, LG 류지현 감독은 이날도 홍창기에게 리드오프 역할을 맡겼다. 올 시즌 키움을 상대로 한 타율도 0.150으로 저조했으나 류 감독의 믿음은 확고했다.

홍창기는 경기 중반까지도 류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1회 첫 타석에선 유격수 땅볼, 3회와 6회에는 삼진, 8회 4번째 타석에서도 2루수 땅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4타수 무안타가 전광판에 찍혔지만, 그에게는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 기회는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조건을 달고 찾아왔다. 바로 만루 상황이었다.

6회까지 키움에 0-2로 끌려가던 LG는 7회초 오지환의 2타점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어려운 승부가 거듭된 끝에 9회초 마지막 찬스를 잡았다. 이천웅과 정주현의 볼넷, 오지환의 중전안타를 엮어 2사 만루 기회를 맞았다.

이 상황에서 홍창기가 타석에 들어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만루에서 성적은 타율 0.400(10타수 4안타)에 13타점. 그야말로 자신의 본능을 살리기에 충분했다. 키움은 마무리투수 조상우를 9회초부터 등판시켰다. 조상우는 홍창기를 상대로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던졌다. 배트를 냈지만 타이밍이 늦어 홍창기는 볼카운트가 0B-2S까지 몰렸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망설이는 스윙을 하지 않았다. 홍창기는 조상우의 4구째 시속 145㎞짜리 투심패스트볼을 정확하게 밀어 쳐 좌익수 앞에 떨어뜨렸다. 3루와 2루에 있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고, LG는 단숨에 4-2로 앞서갔다.

LG는 9회말 마무리투수 고우석을 올려 승리를 지켰다. 고우석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으면서 9회초 홍창기의 2타점 적시타는 결승타로 기록됐다. 올 시즌 만루에서만 15타점을 올리며 ‘만루 사나이’의 타이틀을 당당하게 유지한 홍창기다.
고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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