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박민지, “지키는 플레이? 페어웨이만 지키겠다”

입력 2021-06-18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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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거침이 없다. 3~4라운드에서 안정적으로 ‘지키는 플레이’를 할 것이냐고 묻자 “이븐파를 해서는 우승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페어웨이만 지키겠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1시즌 9개 대회 중 8개 대회에 출전해 벌써 4승을 챙긴 ‘압도적 대세’ 박민지(23)가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향해 한발 더 다가섰다.

18일 충북 음성군에 있는 레인보우힐스CC(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총상금 12억 원)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를 쳤다. 첫 날 4언더파 공동 3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던 박민지는 추격자들이 2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르고 있는 오후 4시 현재 7언더파 137타 단독 1위로 리더보드 최상단을 점령했다.

신인이던 2017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1승씩을 거두다 상반기도 끝나지 않은 올 시즌 벌써 4승을 보태 통산 8승을 수확 중인 박민지는 아직까지 메이저대회 타이틀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 시즌 “미친 듯이, 마치 폭포수 떨어지듯 계속 우승하고 싶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하면서도 “스스로 자만에 빠지지 않기 위해 ‘대세’라는 기사를 볼 때마다 눈을 질끈 감는다”고 할 정도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그는 어려운 코스 세팅 속에서도 “나머지 라운드에서도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겠다”고 밝혔다.

-2라운드를 마친 소감은?

“1라운드 때 보다 러프에 좀 많이 빠졌다. 그런데도 일단 타수를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고, 더 많이 (타수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을 살리지 못해 한편으로는 좀 아쉽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만족스럽다.”

-첫 메이저대회 우승에 대한 욕심이 생길 것 같은데.

“메이저 우승을 많이 바란 건 아니다. 주변에서 메이저 우승이 없다고 하니까 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있지만 내가 바라는 건 메이저 우승이 아니라 그냥 우승 자체를 하고 싶다. 드라이버를 페어웨이에 잘 보내면 생각 외로 기회가 많은 골프장이다. 그래서 그것만 생각하고 우승을 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칠 생각이다.”

-이번 코스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은.

“(코스가 어렵기로 소문난) 한국여자오픈 대회 치고는 공격적으로 치면 투온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파5 홀도 몇 개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핀을 바로 보고 투온을 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대로 치면 생각 외로 실수가 많이 나온다. 공격적으로 치게끔 해 놨지만 공격적으로 치면 함정에 빠지는 그런 기분이다.”

-최근에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성적이 좋다.

“생각해 보면 아이언 샷 실수가 줄었고 버디 찬스를 만드는 확률이 많이 높아진 것 같다. 5m 안쪽에 붙는 샷이 많아졌고 신기하게도 그런 기회가 왔을 때 퍼팅을 거의 놓치지 않았다. 또한 계속 잘 되다 보니 좁은 홀에 가도 똑바로 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고 좌우로 크게 갈 것 같지도 않았다. 물론 좌우로 가긴 가지만 생각 자체가 별로 두렵지 않아졌다.”

-4승을 하면서 주변에서 기대치도 높아지고 시선도 집중되고 있다.

“느껴진다. 사실 부담스러워서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런데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그냥 부담을 안고 가기로 했다. 어차피 선수 생활하는데 못 쳐서 주목을 못 받는 거보다 나를 찾아주고 이제 사람들이 주목을 해 주는 게 싫지 않다. 사인 요청도 많아졌다. 그래서 ‘나도 이제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는 선수구나’라는 좋은 쪽으로 생각을 하고 지금 이 상황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

-스스로를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것이 있다면?

“딱히 없지만 다칠까 봐 걱정이 된다. 지금 상승세가 좋고 이 좋은 걸 오래 가져가야 되는데 혹시나 무리를 하고 다쳐서 골프를 치지 못할 까 걱정이 된다. 그래서 항상 몸을 많이 조심하고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하는 편이다.”

-3라운드에서 혹시 지키는 플레이를 할 생각은 없는지.

“스코어보드를 봐서는 만약 3~4라운드를 다 지켜서 이븐으로 끝나면 우승을 못할 것 같다. 스코어를 지키고만 있을 생각은 전혀 없다. 지키는 건 오직 페어웨이만 지킬 것이다.”

음성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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