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그러나 다른 이유가 있었다. 22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둔 김태형 두산 감독의 말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었다. 자세한 언급은 피했지만, 훈련 및 경기에 임하는 태도에 아쉬움을 느낀 듯했다. 그는 ‘컨디션 난조에 따른 말소인가’라는 질문에 “피곤해하고, 좀 쉬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푹 쉬고 오라고 했다”고 운을 뗐다.
박건우는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린 두산의 핵심 타자다. 올 시즌 54경기에서 타율 0.333(195타수 65안타), 2홈런, 32타점, 출루율 0.404를 기록했다. 순위싸움이 한창인 상황이기에 그의 말소에 더욱 많은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두산 박건우. 스포츠동아DB
김 감독은 “여기는 팀이다”라고 강조하며 “그 선수로 인해 분위기가 잘못된다면, 감독은 역할을 해야 한다.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복귀 시점도 미정”이라고 강경하게 말했다. 핵심 타자를 부상이 아닌 다른 이유로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김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선수단을 장악하는 유형이다. 양의지(NC 다이노스)와 김재호 등 핵심 선수들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선수들을 무척 아끼고 보호하는 ‘형님 리더십’을 보여주면서도, 그라운드에서 나태한 모습을 보이면 지체 없이 질타를 가한다. 박건우의 ‘문책성’ 엔트리 제외도 김 감독의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난 대목이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