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리 “중년 직장인 치열한 삶 미치지 않고선 못 버텨”

입력 2021-06-2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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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소리가 23일 온라인으로 열린 MBC 새 수목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MBC

MBC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에서 당자영 역 맡은 문소리

여성 임원 꿈꾸는 40대 팀장 역할
직장서 버티는게 이렇게 힘들줄은
현대인들 도전하는 삶 응원하고파
“‘버티는’ 것이 이렇게 스펙터클할 줄 몰랐어요.”

배우 문소리(47)는 2000년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으로 데뷔한 이후 스크린과 안방극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40여 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조연으로 활약했고, 2015년 딸의 이름을 딴 영화사 연두를 설립해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를 연출했다. 1월 개봉한 영화 ‘세자매’로는 프로듀서로서 역량을 발휘하기도 했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직장인 이야기”
무대와 방식은 다르지만, 캐릭터로서 여성의 삶을 들여다보려는 행보만은 한결같다. 3년 만에 내놓는 장편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다. 23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MBC 수목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에서 사내 최초의 여성 임원을 꿈꾸는 40대 여성 인사팀장 당자영 역을 맡아 “밀려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년 직장인들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신입들의 적응기가 아닌, 이미 적응을 끝낸 부·과장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기존의 오피스 드라마와 사뭇 다르다고도 덧붙였다.

첫 방송을 앞두고 이날 오후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문소리는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비로소 중년 직장인들이 이렇게나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월급도 많이 받고, 재테크도 잘 해서 행복하고 안정적으로 사는 줄로만 알았던 이들의 버텨가는 과정이 스펙터클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한 번쯤 미쳐봅시다”

3월 중순부터 실제 모습을 방불케 하는 경남 창원의 커다란 세트에서 촬영하며 회사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가고 있다. 그는 “회사 전체를 그리는 드라마여서 그 어느 때보다 동료들과 만드는 하모니와 앙상블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기만 해도 정말 든든한” 정재영과 파트너 호흡을 맞추고 있고, 안내상·박원상·차청화 등 베테랑들과도 색다른 재미를 자아낼 기세다. 창원 지역 오디션으로 뽑은 연기자들도 직원으로 출연해 현장감을 살린다.

비록 회사 생활 경험은 없지만 “환경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모습”에 극중 당자영과 엇비슷한 나이인 문소리는 “깊게 공감 중”이다. 드라마를 통해 “먹고사는 게 힘든 현대인들”과 “남들이 뭐라던 꿋꿋이 도전하는 삶”을 응원하고 싶다며 웃었다.

“저도 ‘미치지 않고서야’ 할 수 없었던 일을 저질러 여기까지 왔어요. 연기 전공도 아니고, 외모도 ‘와, 배우다’ 싶지도 않은데 혼자서 ‘박하사탕’ 오디션을 보러 갔고요. 감독(장준환)과 결혼한 것도 그래요. 그러고 보면 우리네 인생사의 커다란 가닥은 모두 한 번쯤 미쳐야 되는 게 아닐까요? 사랑에 미치고, 연기에 미치고. 하하하!”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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