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MVP] 공·수는 기본에 주루까지…외인은 거포가 답? 롯데 마차도, 확실한 반례

입력 2021-06-23 2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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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마차도.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공격과 수비 모두 능하다는 사실은 KBO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완벽히 입증했다. 여기에 기민한 주루플레이로 팽팽하던 균형까지 깼다. 딕슨 마차도(29·롯데 자이언츠)가 완벽한 퍼포먼스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23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 13-7로 이겨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NC전 홈 7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타선이 장단 16안타로 폭발한 가운데 리드오프 마차도가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마차도는 1회말 우중간안타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2-2로 맞선 3회말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이후 맹타가 시작됐다. 균형이 계속되던 5회말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 마차도는 NC 선발 드류 루친스키의 투심패스트볼에 볼카운트 0B-2S까지 몰렸다. 그러나 이후 포크볼 2개를 침착히 골라내 2B-2S로 흐름을 끌어왔다. 뒤이어 컷패스트볼을 연속 커트해내며 집요하게 루친스키를 괴롭혔다. 10구째 승부 만에 중전안타. 이날 경기 전까지 타석당 3.82구의 투구수로 공격적 승부를 즐겼던 마차도였지만, 어떻게든 살아나가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루친스키의 진을 제대로 뺐고, 후속타자 손아섭 타석에서 나온 폭투 때 2루까지 진루했다.

뒤이어 손아섭이 중전안타를 때렸다. 타구가 빠르진 않았지만, NC 중견수 애런 알테어의 어깨를 고려하면 승부가 쉽지 않은 상황. 실제 송구는 아웃 타이밍에 가깝게 포수 양의지의 미트로 향했다. 이때 마차도는 미끄러져 들어와 왼손으로 홈플레이트를 쓸었다. 10구 승부에 이은 기민한 주루플레이로 롯데의 3-2 리드를 만들었다. 4-2로 앞선 6회말 2사 1·3루에선 좌중간 담장을 직접 때리는 2타점 2루타까지 신고했고, 7회말에도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보탰다.

마차도는 6월 19경기 중 15경기에 1번타자로 출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수비범위가 넓어 기본적 역할만 해도 체력부담이 심할 수밖에 없는 형편. 여기에 팀에서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하는 리드오프까지 맡으니 지칠 법도 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수 없기에 배성근, 김민수 등에게 유격수 자리를 맡겼지만 리그 최고의 수비를 자랑하는 마차도의 역할을 온전히 대체할 순 없다. 벤치의 우려에도 마차도는 거뜬한 체력을 과시하며 리드오프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KBO리그에서 외국인타자는 거포가 정답처럼 여겨진다. 투수 2명-타자 1명 체제가 정석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정교함보다는 일발장타를 갖춘 선수를 선호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그게 꼭 정답은 아니다. 굳이 홈런을 뻥뻥 치는 타자가 아니더라도 팀을 탄탄하게 만들 수 있다는 간단한 사실을 마차도가 증명하고 있다.

사직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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