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놓친 롯데, e커머스 해법 찾는다

입력 2021-06-27 18: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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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하반기 사장단 회의 앞당긴 신동빈 롯데 회장

VCM, 예년보다 보름 가량 앞당겨
“업계서 먼저 시작했는데” 부진 지적
향후 M&A를 비롯 협업 추진 전망
본입찰 앞둔 요기요가 유력 후보
타 e커머스와 동맹 가능성도 제기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유통 라이벌’ 신세계그룹에 고배를 마신 롯데그룹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이베이코리아를 놓치면서 e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 규모에서 신세계에 크게 밀리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거래액은 20조 원으로 네이버(27조 원), 쿠팡(22조 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신세계의 e커머스 플랫폼인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3조9000억 원이다. 이베이코리아와 SSG닷컴 거래액을 합치면 23조9000억 원으로 쿠팡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서게 된다. 반면 롯데의 e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은 지난해 거래액이 7조6000억 원에 불과하다.

보름 당긴 VCM서 온라인 전략 찾는다

상황이 이러하자 신동빈 롯데 회장은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구 사장단 회의)을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긴 6월 30일~7월 1일 여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송용덕,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와 강희태 유통BU(비즈니스 유닛)장, 김교현 화학BU장, 이영구 식품BU장,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 등 주요 계열사 임원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상반기 VCM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화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VCM을 앞당긴 것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불발로 서둘러 온라인 전략을 구상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또 e커머스 강화는 신 회장이 주목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상반기 VCM에서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전략이 아닌 실행의 문제”라고 에둘러 지적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VCM에서는 롯데그룹의 온라인 역량 강화를 위한 각종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M&A와 지분 투자로 경쟁력 확보

기본 방향은 롯데온에 식재료 전문관인 ‘푸드온’, 패션 전문관인 ‘스타일온’ 등 각종 전문관을 강화해 자체 생존을 모색하는 것이다. 하지만 롯데온만으로 e커머스 ‘빅3’에 들기 어려운 만큼 향후 M&A(인수·합병)를 비롯한 다양한 협업을 추진하면서 차별화된 가치 창출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는 신사업 투자를 위해 2019년부터 자산 유동화 작업을 해왔고, 롯데쇼핑은 백화점, 아울렛, 대형마트 등을 매각해 약 3조4000억 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력한 후보로 본입찰을 앞둔 배달 앱 요기요가 꼽힌다. 예비입찰을 통해 신세계가 유력 인수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이베이코리아와 동시에 인수 작업을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전망과 함께 오히려 예비입찰에 불참한 롯데가 깜짝 등판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요기요의 경우 라스트마일(최종 소비자에게 제품을 배송하는 마지막 단계) 물류망을 통해 1시간 즉시배송이라는 장점을 가졌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신선식품을 품질 유지는 물론 골목 구석을 누비며 빠르고 정확하게 고객 문 앞까지 배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강희태 유통BU장은 “식재료,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한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를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 등 기회가 있다면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반쿠팡 연대에 나선 신세계와 네이버처럼 타 e커머스 업체와 동맹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를 중심으로 11번가, 티몬, 위메프 등과 전략적 협력을 추구하는 시나리오로 신세계와 네이버의 혈맹처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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