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인터뷰] 영상편집·엑셀 적응 끝! ‘모 매니저’는 여전히 NC 강하게 만드는 중

입력 2021-06-28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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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모창민은 올 시즌 초 유니폼을 벗었다. ‘모 매니저‘로 불리는 프런트의 삶, 현역 시절 그랬듯 누구보다 열심히 하며 이미 적응을 마쳤다. 창원 | 최익래 기자

모두가 놀랄 만큼 갑작스러웠던 은퇴 결정. 감상에 젖기보다는 이미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현역 시절 동료,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가 인정했던 성실함은 여전히 최고의 동력이자 무기다. ‘모 매니저’ 모창민(36)은 여전히 NC 다이노스를 강하게 만들고 있다.

입이 근질거려도 꼭 참는 ‘프런트 원칙’

모 매니저의 최근 주 업무는 영상 편집과 엑셀 작업이다. 선수들의 훈련 영상을 촬영 및 편집해 구단 데이터 프로그램인 ‘디-라커’ 업로드를 담당하고 있다. 원칙은 있다. 영상을 찍고 돌려보며 ‘아, 이때 이렇게 하면 더 좋은 타격을 할 수 있을 텐데…’라는 느낌이 들어도 이를 선수에게 말하지 않는다. 코치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엑셀 프로그램을 활용해 스케줄표를 짜는 것도 ‘모 매니저’의 업무다. 모창민은 “프런트 직원들이 얼마나 힘든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선수 때 보던 것보다 더 고생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엑셀이나 영상 편집 모두 기본적인 수준이지만 어느 정도 적응을 마쳤다”고 웃었다.

모창민은 5월부터 두 달간 육성팀 훈련조에서 근무하며 데이터 학습 및 지원 업무를 담당했다. 7월부터는 스카우트팀으로 이동해 프로 스카우트 업무 및 리그 퓨처스(2군) 팀 유망주 관찰을 익힐 예정이다. 9월부터는 데이터팀에 합류해 원정분석 업무를 맡는다. 모창민은 “주위에서도 ‘이렇게 잘 챙겨주는 구단이 어디 있냐. 코로나19 시대에 연수 중이니 복 받은 것’이라고 한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NC 모창민 매니저는 현역 시절 짜릿한 장면을 숱하게 연출하며 팀의 대표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비록 유니폼은 벗었지만, 그 짜릿함을 다시 안겨줄 방법은 여전히 많다.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V1, 유니폼을 홀가분하게 벗은 이유

선수 모창민에서 모 매니저로의 갑작스런 변화. NC는 4월 26일 모창민의 은퇴를 발표했다. 개막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 지난해 62경기에서 타율 0.301, 2홈런을 기록했고 올 시즌에도 1군 3경기에 출장했기에 모두가 놀랐다. 모창민은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한다”며 그동안 모든 인터뷰를 고사해왔다. 그러던 그가 드디어 입을 연 것.

은퇴 이유가 궁금했다. 모창민은 “아파서 은퇴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강)진성이가 자리를 잡았다. 백업선수가 자리를 잡는다는 게 정말 힘들다. 30대 후반이 가까워오는데 내가 백업으로 1군에 있으면, 젊은 선수가 올라오지 못한다. 2군에서 뛰어도 마찬가지다. 한 명은 3군으로 빠져야 한다. 꿈을 갖고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기회가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 은퇴를 결정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만약 지난해 우승하지 않았다면 은퇴 안 했을 것 같다. 그토록 바라던 NC 우승을 함께 했다. 후회는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발표 직후 전준우(35·롯데 자이언츠), 허경민(31·두산 베어스) 등 타 팀 선수들에게까지 연락이 쇄도했다. 모창민은 “다른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은퇴했을 때 가족들이 울곤 한다는데…. 내 딸들은 감흥이 없더라. 약간 서운했다”면서도 “NC는 내게 가족이다. 지금의 내가 있도록 만들어준, 야구를 할 수 있게끔 해준 그런 존재”라고 진심을 전했다.

모창민이 생각하는 좋은 지도자

제2의 야구인생 시작단계. 일단 프런트보단 코치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모창민은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 결국 지도자는 선수를 서포트하는 사람들이다. 이를 위해선 커뮤니케이션이 필수다. 강압적으로 선수를 고치던 시대는 지났다. 야구에 정답 역시 없다. 같은 지도법도 선수 성향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때문에 선수뿐 아니라 코치도 연구를 해야 한다. 누구보다 열심히 연구해 선수를 어떻게든 돕는 지도자. 그렇게 새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추억”. 모창민은 현역 시절을 이렇게 정의했다. 모창민에게 야구가 그랬듯, 누군가에게 모창민은 잊지 못할 추억이다. 꼭 선수가 아니어도 팬들에게 짜릿한 추억을 선물할 방법은 많다. 현역 시절 성실함, 욕심, 연구로 인정받던 모창민은 이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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