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인터뷰] “다시 선수된 것 같아” NC 최고 기대주, 이젠 앞만 보기 시작했다

입력 2021-06-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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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정구범은 최근 마산구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제 다시 야구선수가 된 것 같다. 하루하루가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마산 | 최익래 기자

2018년 충격의 최하위. 1년 내내 생채기가 가득했지만 이 덕에 이듬해 확실한 수확 하나를 얻었다. 2차 1라운드, 말 그대로 입단동기들 중 ‘전국 수석’을 했다는 의미다. 구단의 기대도 확실했다. 데뷔 첫 해는 재활로만 보냈지만 이제 첫선을 보일 날이 머지않은 분위기. 정구범(21·NC 다이노스)은 다시 앞만 보기 시작했다.

정구범은 올 시즌 퓨처스(2군)리그 3경기에 등판해 4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최고구속은 145㎞. 아마추어 시절부터 구속보다는 제구, 그리고 경기 운영에서 전국구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구단도 기대감을 품고 있다. 너클커브, 슬라이더, 서클 체인지업의 제구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 일정만 맞는다면 2군을 매일같이 찾는 이동욱 NC 감독은 “재능이 좋은 투수다. 주자를 잘 묶는 능력도 있다. 아직 통증에 대한 보고는 따로 없었다. 좋아지고 있다. 적응기를 조금 더 거친 뒤 연투가 가능해지면 콜업을 생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마산구장에서 만난 정구범은 “몸 상태는 확실히 좋아졌다. 재활이 잘된 것 같다. 미세한 통증조차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밝혔다.

입단 전부터 안고 있던 어깨 통증. 정구범은 2020년 스프링캠프에 포함되지 못한 채 재활에만 매진했다. 워낙 성실히 프로그램을 이행했기 때문에 예후가 생각보다 빨랐다. 6월말 투구 훈련을 시작했으며 7월 2군 첫 등판까지 소화했다. 하지만 실전등판은 4경기가 끝이었다. 다시 통증이 도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재활은 정구범에게도 막막함으로 다가왔다.

“아마추어 땐 길어야 2주 정도 쉬는 부상이 전부였다. 사실 첫 재활 땐 별 생각 없이 시키는대로만 했다. 그런데 다시 아팠다. 그땐 막막했다. 아무 걱정 없이 프로에 입단했고 준비를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아프니까 앞이 안 보였다.”

아마추어 시절 1년 유급했고 지난해를 재활에만 매진했지만 이제 막 만21세.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들이 훨씬 더 많이 남았다. 주위에서도 정구범에게 이를 강조했다. 정구범은 “지난해는 어떻게든 빨리 던지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지난해 말쯤부터는 여유를 찾았다. ‘이번에 올라가면 절대 아프지 않는다. 준비 철저히 하겠다’고 생각했다. 이젠 앞만 보고 있다”고 회상했다.

16일 KIA 타이거즈와 2군 경기를 시작으로 어느새 세 번의 등판. 여전히 통증은 없다. 정구범이 “요즘 하루하루가 정말 재밌다. 되게 오랜만에 야구를 다시 하는 느낌이다. 이제 야구선수인 게 느껴진다”고 밝게 웃을 수 있는 이유다.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20·KT 위즈)을 비롯해 이미 1군을 누비고 있는 입단동기들을 보고도 조급하지 않다고. 정구범은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앞으로 야구할 날이 더 많이 남았다. 빨리 열심히 해서 같이 뛰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구속은 더 안 올라와도 된다. 이 정도만 유지하면 된다. 구속을 신경 쓰다보면 다른 것들이 망가진다.” 아직 1군 데뷔전도 치르지 않은 고졸 2년차 선수지만 확실한 방향성이 있기에 가능한 말이다. 정구범은 자신이 왜 전국 수석이었는지를 증명하고 싶다. 일단, 몸은 그 준비를 뒷받침할 정도가 됐다.

마산|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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