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0순위’ 김민재, 유럽 진출에 도쿄행이 걸렸다?…이적이 유일한 길

입력 2021-06-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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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스포츠동아DB

김민재(25·베이징 궈안)는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 남자축구대표팀의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다.


2012년 런던대회에 이은 한국축구 사상 2번째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올림픽대표팀의 김학범 감독은 체력과 힘, 스피드, 안정감을 두루 갖춘 김민재를 ‘와일드카드 0순위’로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진다. 많은 축구인들도 “그만한 자원은 없다”고 잘라 말할 만큼 모두의 신뢰가 두텁다.


그런데 변수가 있다. 소속팀의 차출 거부다. 연령별 대표팀이 출격하는 올림픽은 월드컵, 아시안컵 등과는 달리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수 차출을 강제하지 않아 소속팀에서 해당 선수의 대회 출전을 반대하면 뾰족한 수가 없다.


직·간접적 루트를 통해 전해진 베이징의 입장은 거의 확실하다. 김민재의 올림픽 출전을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원정 한·일전이 치러진 3월 A매치 때도 ‘일정 기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국가의 A매치 차출은 거부할 수 있다’는 FIFA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별 규정에 의거해 대한축구협회(KFA)의 간곡한 차출 요청에 응하지 않았던 베이징이다.


베이징은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진행된 6월 A매치 기간에도 경고누적으로 레바논과 예선 최종전에 결장한 김민재의 조기 합류를 요구했고, 선수는 이에 응하지 않은 채 국내에 머물고 있다.


이렇듯 계약 만료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김민재와 베이징의 관계는 굉장히 좋지 않다. 1년 연장 옵션이 있으나 더 이상의 동행은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몽규 회장의 지시로 진행된 KFA와 베이징의 물밑 접촉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출전에 비협조적일 것이란 전망도 여기서 기인한다.


다행히(?) 얼마 전 긍정적 소식이 들려왔다. “베이징과 FC포르투(포르투갈)가 김민재의 이적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마쳤고, 개인 협상만 남았다”는 포르투갈 매체의 보도였다. KFA 입장에선 몹시 반가운 일이다. 관계 개선이 어려운 베이징보다는 새로운 팀이 차라리 우호적이고 대화가 수월하리란 게 KFA 고위층의 판단이다.

선수 23명을 대상으로 2차 강화훈련을 진행 중인 김 감독은 30일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18명)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말끔히 정리된 것은 아니다. 구단간 협상 소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김민재는 28일 오후까지도 개인조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수 없었다. 포르투가 선수 측에 아직 연락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KFA의 협조 공문도 발송되지 않았다.


김 감독을 비롯한 올림픽대표팀 코칭스태프와 KFA는 김민재 측과 수시로 연락하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나, 뚜렷한 회신은 없는 상태다. 김민재는 간절히 바라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까.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한 요즘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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