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 분량’ 통편집 조치에도 시청자들 싸늘

입력 2021-06-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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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혐의로 프로농구에서 제명된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이 7월4일 방송하는 JTBC 예능프로그램 ‘뭉쳐야 쏜다’에 출연한 모습. 27일 공개된 예고 영상에 등장했다. 사진출처|JTBC 방송화면 캡처

승부조작 연루 전 농구 감독 ‘뭉쳐야 쏜다’ 출연 논란

농구대잔치 기아차 레전드로 소환
예고에 강동희 나오자 시청자 항의
논란 커지자 제작진 촬영 전부 편집
일각선 섭외 제안한 허재까지 비난
경기 승부조작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프로농구에서 제명된 강동희 전 원주 동부(현 원주 DB) 감독이 JTBC 예능프로그램 ‘뭉쳐야 쏜다’에 출연하면서 거센 논란을 불러왔다. 이에 제작진이 사과했지만 후폭풍이 가시지 않고 있다.

논란은 27일 ‘뭉쳐야 쏜다’ 본 방송 이후 전파를 탄 예고편에 강 전 감독이 등장하면서 시작했다. 해당 예고 영상에는 7월4일 방영될 ‘농구대잔치’ 특집의 일부 장면이 담겼다. 축구 안정환과 이동국, 테니스 이형택 등 각 분야 스포츠스타들이 팀을 이룬 ‘상암불낙스’가 연세대·고려대·기아자동차 등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까지 뜨거운 열기를 지핀 ‘농구대잔치’ 출신 스타들과 승부를 겨루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강동희 전 감독이 기아자동차 ‘레전드’ 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시청자 게시판과 유튜브 예고 영상 댓글창 등에는 강 전 감독을 섭외한 제작진을 향한 비판이 들끓었다. 누리꾼들은 강 전 감독이 2013년 프로농구 승부조작에 연루된 전력을 문제 삼았다. 강 전 감독은 2011년 원주 동부 시절 브로커들에게 4700만원을 받고 네 차례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징역 10개월과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이후 한국프로농구연맹(KBL)에서도 제명됐다. KBL은 15일 강 감독에 대한 제명 징계 해제 재심의도 기각했다.

이처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제작진은 “과거 농구대잔치 분위기를 재현하는 과정에서 대중의 정서에 부합하지 못하는 섭외로 걱정을 끼쳐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보기 불편한 부분은 편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작진은 강 전 감독의 촬영 분량을 전부 편집할 방침이다. 예고 영상과 시청자 게시판 등도 비공개 처리했다.

제작진의 ‘통편집’ 조치에도 시청자 항의는 계속되고 있다. 일부 시청자는 “공정하고 투명한 스포츠 정신을 전하는 것이 스포츠예능프로그램의 목표 아니냐”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비판의 화살은 ‘상암불낙스’의 감독으로 활약 중인 허재 전 농구 국가대표 감독으로까지 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강 전 감독이 승부조작 파문 이후 처음 얼굴을 내민 SBS 예능프로그램 ‘고민 해결 리얼리티-인터뷰게임’의 출연이 허 전 감독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뭉쳐야 쏜다’에 강 전 감독이 출연할 수 있었던 데에도 허 전 감독이 힘을 보탠 것 아니냐는 의심 어린 시선을 내놓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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